로봇 : 인공지능 시대, 로봇과 친구가 되는 법 - 2016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 라가치 상 수상작 길벗어린이 지식 그림책 2
나타샤 셰도어 지음, 세브린 아수 그림, 이충호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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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올해의 화두는 단연코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9월 2,3일 양일간에 걸쳐 개최된 "2016 서울 북페스티벌"의 주제도 '로봇시대, 인간의 일'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행사의 참여자로 활동했던 나는 여러 로봇과 관련된 공학자들의 강연과 로봇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인간들의 입장과 대처 방안들을 함께 고민할 사회학자의 강연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우선 비교적 초등고학년에 적합한 도서라고 판단된다.
우선,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글밥도 많고 과학적 용어를 사용하고 풀어내고 있으므로 웬만한 끈기를 지니지 않으면 초등 중학년(3~4학년)이 읽어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굳이 남녀를 차별하고 싶진 않지만, 단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로봇이나 과학전반에 관심이 많은 남자 아이들에게, 특별히 과학을 좋아하는 상대적으로 소수인 여자 아이들보다는 주로 읽히지 않을까?

그래도 분홍색 표지를 택한 건 작가의 의도일까? 아니면 그림을 그린 화가(?)님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걸까? 아무튼 나처럼 과학은 특히 로봇은 남자들이 주로 좋아할 거라 생각하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사고의 틀을 깨주기 위해 일종의 장치같은 것을 한 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인공지능', '로봇시대', '로봇혁명'...같은 단어들은 사실 전형적인 인문계열 전공자의 뇌구조를 가진 나로서는 어렵고 친하지 않은 단어들이다.
하지만 두꺼운 일반인 대상의 도서가 아닌 그림책 형식이어서 비교적 보기도 편했고, 한 글자 한 글자 집중하며 읽으려 노력했다.

막상 그렇게 읽다보니 흥미도 생기고, 뒤의 용어사전을 뒤적이며 확실한 개념정립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림이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형태를 지니고 있어, 진정 '로보틱'한 느낌을 받았다.
내용의 구성도 흥미롭다. 특히 차례부분에서 머리말을 지나, 제1장에서 제10장으로 건너뛰더니 또 제11장에서 제100장으로 뛰어넘는다. 그런 다음 제101장에서 마친다.
이건 무슨...혹시 '이진법'을 나타내는 건가? 역시나 각주설명에서 나의 예상이 맞았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게 바로 로봇이 쓰는 언어라고 한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다음 장에서 등장할 내용을 미리 예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장의 마지막 페이지의 주제는 '로봇의 역사'인데, 10장부터 로봇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들이 전개되는 형식이다.
중간 페이지쯤에 등장하는 '직접 로봇 만들기'에 대한 내용도 소개하고 있어서 정말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보고 싶은 충동도 느껴진다.

이런 다채로운 책을 쓴 저자인 '나타샤 셰도어'는 독립 저널리스트 작가로, 여러 청소년 잡지를 발간한 과학 언론 분야에서 일하시며, 아프리카에 대한 책을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의 다큐멘터리 책들을 펴내고 계신단다. 또한 디지털 화풍의 그림을 그려주신 '세브린 아수'님은 파리국립장시미술학교에서 공부한 뒤 광고 대행사에서 예술 감독으로 일하며 지금은 책, 광고, 영화의 일러스트에 전념하고 있으시단다.
이 책의 번역을 맡아주신 이충호 선생님은 2001년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 번역상을 수상하기도 하셨단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을 만한 책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아빠와 아들이 서로 읽어줘도 좋고, 각자 다 읽은 후 내용이나 소감을 이야기 나눠봐도 좋을 것 같다.
인공지능 시대에 로봇과 공생해야 하는 게 우리 인간들의 앞으로 남은 인생의 운명같은 것이라면 같이 경쟁은 하되,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겠고, 그래서 치열한 경쟁을 마친 후에도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는 관계로까지만 발전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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