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미술관 여행 - 자연 친화적이고 혁신적인 북유럽 미술관을 가다
이은화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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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도 주변인들에게 지난 20년간 뮤지엄 스토리텔러를 자처하며 책과 강연, 방송에서 세계의 미술관을 소개해왔으면서도 정작 북유럽 미술관은 2017년에서야 방문했다. 비싼 물가와 국제 미술계에서 북유럽은 변방이라는 선입견이 강해서 그렇다고.

이미 '프롤로그'에서 이 책의 구성과 인상적인 박물관을 소개하고 있는 미술과 관계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전도사' 이은화 작가님의 친절하고 따뜻한 북유럽 5개국의 미술관 소개로 들어가보자.

1장, 노르웨이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 뭉크만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관인 '뭉크 미술관'과 해운왕 가문이 세운 바닷가옆 사립미술관인 '아스트루프 펀리 현대 미술관', 키스테포스 공원 내에 위치한 친환경적인 일명 '더 트위스트'로 알려진 '키스테포스 뮤지엄'과 노르웨이 출신의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 소냐 헤니 부부가 설립한 '헤니 온스다드 아트센터'를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곳에서 '<절규>3종 세트'를 네 시간이나 기다려서 보았다는 경험과 함께 국민화가로 불릴 정도롤 엄청난 성공을 거둔 뭉크의 삶은 결핍과 불행의 연속이었다고 전한다.

이 대목에서 문득 우리나라의 국민화가 이중섭에 대한 생계가 힘들 정도로 우울하고 비참했던 삶이 떠올랐다. 제주도에 이중섭미술관이 있으니,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신 분이라면 한번 방문해도 좋겠다.

2장, 덴마크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불리는 작은 시골 마을, 훔레베크에 위치한 덴마크 최고 미술관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을 시작으로, 코펜하겐에서 가장 핫한 컨템포러리 아트를 만날 수 있는 '쿤스탈 샤를로텐보르'를 소개한다. 다음으로 멀리서 보면 바다 위에 도도하게 떠 있는 한 척의 배를 연상시키는 '아르켄 현대미술관', 덴마크 대표 맥주 칼스버그의 2대 사장인 카를 야콥센이 설립한 '뉘(새로운)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였던 빌헬름과 헤니 한센 부부가 살던 시골 별장을 넓혀 국립미술관으로 문을 연 '오로루프고르'를 차례로 소개한다.

3장, 스웨덴

북유럽 최고의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스웨덴 국립미술관'은 바로 스톡홀름 신시가지 외스테르말름에 위치해 있으며 19세기 슈튈러가 설계한 원형을 복원함과 동시에 장장 5년에 걸친 개조로 첨단의 미술관으로 거듭났다고. 이 국립미술관으로부터 도보 10분 거리에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이 있고, 유르고르덴 섬에 위치한 티엘 갤러리는 노르웨이 국민화가 뭉크의 작품을 노르웨이 밖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미술관 중 하나라고. 또한 같은 유르고르덴 섬 남쪽에 위치한 '에우옌 왕자 발데수메르데'를 소개하고 있다.

4장, 핀란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손꼽히는 핀란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아모스 렉스', 핀란드의 가장 크고 중요한 '아테네움 미술관'을 차례로 소개한다. 핀란드의 국립미술관이면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아테네움'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 팔라스 아테나의 신전을 뜻한다. 전쟁과 지혜의 여신이기도 한 아테나를 수많은 전쟁과 침략을 겪었던 국가를 지켜 줄 수호신으로 삼았을 거라 추측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핀란드어로, '두 선이 만나는 교차점'을 뜻하는 핀란드어 '키아스마Kiasma'로 이름을 붙인 미술관은 1993년 실시된 국제건축공모에서 516: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될만큼 건축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다. 북유럽에서 살아있는 생생한 현대미술을 만나고 싶다면 무조건 추천하는 박물관이라고.

5장, 네덜란드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네덜란드 최대 규모로 현지어로는 '레이크스 뮤지엄'이라고. 렘브란트는 반 고흐와 함께 네덜란드 최대 규모로 현지어로는 '레이크스 뮤지엄'이라고. 렘브란트는 반 고흐와 함께 네덜란드가 낳은 가장 위대한 화가이며, 이에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고. 125년 역사를 자랑하던 국립미술관은 2003녀, 새 단장을 시작해 무려 10년 만에 2013년에 재개관하였다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 나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다음으로는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으로 불리는 '스테델레이크 미술관'을 소개한다. 이 미술관도 국립미술관처럼 2004년 2012까지 8년 동안 보수와 개조 공사를 하고서야 재개관을 했다고 한다. 에디 더 빌더 관장은 미국의 비디오 아트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했고, 우리 국민에게도 익숙한 '백남준' 개인전을 유럽 최초로 1977년에 열었다고. 유럽 최대의 항구 도시이자 건축 도시로 유명한 로테르담에 위치한 '데포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을 소개한다. 이 곳은 완전 개방 수장고가 특징이다.


이렇듯 북유럽 5개국의 대표 미술관을 소개한 후 각국의 추가로 'Plus Page'꼭지를 마련하여 미술관 못지 않게 유명한 도서관 소개 등 부연 설명을 해두었는데 빠뜨리지 말고 함께 보면 좋겠다.

사실 여행에세이이니 본문과 함께 제공된 사진들을 함께 봐야 제대로 북유럽 미술관들의 웅장함과 자연친화적 건축, 역사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권좌를 탐하는 대신 예술을 택한 에우옌 왕자의 사례를 들어, "왕자는 알고 있었던 듯하다. 권력은 잠깐이지만 예술은 영원하다는 것을. 사후 70여 년이 지났으나 스웨덴 국민들은 여전히 그에게 사랑과 존경을 보내고 있다. 아마 그가 평생 권력가로 살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권력 대신 예술을 선택한 왕자의 인생과 헌신을 온전히 품은 집이 스웨덴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인 이유다."(본문 pp.242-243)라고 예찬한다.

그렇다. 우리가 익히 아는 명언 중에도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로 하지 않았던가.

총 367면에서 북유럽 미술관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은 전시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에드바르 뭉크'였다.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도 등장하던 다리 위에서 두 뺨을 감싸며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한 사람을 묘사한 그림인 <절규>! 저자가 명성과 달리 실제로는 결핍과 불행의 연속이었다고 뭉크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문득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이중섭'화가가 떠올랐다. 그의 유명세와 다르게 말년에는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많이 궁핍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이 책을 여행에세이로 분류한 것과 달리 대형서점인 교*문고에서는 '교양미술'로 분류하고 있고, 알*딘에서는 '미술기행'으로, 예*24에서는 '미술일반/교양'과 '예술기행'으로 분류기준이 다양하다. 그렇다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미술기행' 분야로 구분짓는 것이 좋겠다.

서양 사람들의 자유분방함을 익히 알고 있지만, 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에서 2017년 '퍼포먼스의 대모'로 불리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대규모 회고전에서 <측정할 할 수 없는 것>의 누드 퍼포먼스에 대한 소개글과 실제 사진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출입구에 마주보고 선 두 누드남녀 사이를 지나야 전시 내부 관람이 가능했다는 설명에 입장객들이 얼마나 난처했을지-물론 나처럼 꼰대 정신이 살아있는 사람만 그럴수도 있겠지만-짐작이 간다.

해외여행시 사람들이 사진찍기 좋은 명승지만 다니곤 하는데, 한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박물관을 가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니 혹시 유럽 여행 특히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신 분들이 있다면 이 책 속 대표 미술관은 꼭 한 곳씩 방문하실 것을 추천드린다. "사실 수년간 북유럽을 다니면서 얻은 배움과 추억, 감동을 글로 다 담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북유럽의 문화예술을 알고 싶거나 북유럽 미술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겍 작은 지침서가 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 아니던가."(프롤로그 p. 7)하는 저자의 말도 새기면서.

본 서평은 상상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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