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란 무엇인가 - 법과 제도로 본 돈의 흐름
정시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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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제도로 본 돈의 흐름'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는 못했지만 법에 대한 애착을 놓을 수 없다는 로스쿨 졸업 후 법학박사를 취득한 정시몬 작가의 첫 출간작이다.

2017년부터 브런치에 <법학자가 본 돈의 원리>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왔는데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정식 도서로까지 출간하게 된 것이다.

나도 법학학사 출신이지만 감히 로스쿨 출신의 법학 박사님의 이력에 대적할 순 없지만, 사법시험 세대라 고시 합격 못한 아쉬움에 법에 대한 애착과 미련은 상당하다. 그래서 결혼하고도 공인노무사 시험공부도 좀 하고, 공인중개사 시험도 한두 번 보았는데 그 때마다 공부를 제대로 못해서인지 최종 불합격이었다.

아마 저자도 법학박사를 딸만큼 공부를 하였으니 더욱 법에 대한 애착 그리고 변호사 시험 합격에 대한 미련이 어찌 남지 않겠는가.


학부 3학년때 진로를 고민하다 전공수업 대신 경제학 수업을 듣다 숫자를 보는 게 맞지도 않았고,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다'라는 전제에 동의할 수 없어 중도에 포기했단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경제학에서 주로 다루는 돈벌이 즉, 경제활동-정확하게는 '소득활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총 3장으로 나누어 약 250여 페이지 분량으로 기술하고 있다.

1장-공동체와 개인

경제 주체인 인간을 정의함에 있어 동ㆍ서양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동양에서는 개인은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로 인간의 존재를 정의하고, 서양에서는 이에 상응하여 '창조론', '진화론'으로 인간을 설명한다고. 창조론은 신에 의해 창조 또한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사회나 국가의 질서 유지를 위해 법과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개인의 자유와 평등 개념의 인식으로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차례로 등장했고, 결국은 근대 사회 이후 현대까지 '자본주의'가 지구상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가 경제 원리로 자리잡았다고.

이밖에도 개인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일정 부분 개입도 필요하다는 신자유주의, 막대한 세금으로 인한 중세 유럽의 조세 저항 사례를 소개한다.

2장-자본주의 세상에서 먹고 살기

이번 장에서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돈벌이'의 세상을 이야기한다.

기업은 철저한 이윤 추구 집단이라는 것과 투자의 이유와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개인의 잠재력보다는 기업과 회사시스템을 잘 버텨낼법한 좋은 학력과 학점을 가진 사람 위주로 채용했다면, 최근에는 화려한 스펙보다는 꼼꼼한 면접을 통해 '어떤 사람이냐를 파악하는 추세란다. 그러니 현재 상황이 힘들더라도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준다면 개인이나 회사 입장에서 동반성장하는 요인이 될 거라고 덧붙인다.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들의 연봉이 천문학적인 것은 그들이 대체불가능한 기술을 지닌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무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메시 같은 축구선수의 기술, 샤를리즈 테론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지닐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대체불가능한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하라고 독려한다.



3장-행복한 돈벌이를 위해서

본문의 세 개의 장중 가장 적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왜 돈을 벌려고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제시한다.

맨 처음 단락에서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상 돈은 중요하다. 이는 먹고 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돈을 벌려면 돈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것만 같아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본문 p.197)라고 이미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또한 유독 대한민국 사회에서 강조되는 학력과 학벌의 폐해를 지적하며 공교육의 목표가 단순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마지막 꼭지인 '성숙한 자본주의' 위해서 개인은,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틀을 깨보고 싶다면 적성이 맞든 아니든 일단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고 주문한다. 사람은 각자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서. 사회적으로는,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와 같은 사회보장제도의 도입을 통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안정적인 대기업 생활을 포기하고 나온 대가는 혹독했고, 결국에는 자신이 스스로 행복한 밥벌이인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저자의 쉬운 언어지만 개인의 변화를 촉구하는 강건함이 느껴지는 법경제학쯤 되는 도서이다.

도서 말미의 참고 문헌을 보면 이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서 '개인의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이끌어 낼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20대 이상 성인은 꼭 읽어보시라. 앞으로의 '슬기로운 경제생활'을 위해!

본 서평은 초록비책공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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