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는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열림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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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깐 이 시집의 저자보다 동명의 젊은 트로트 가수가 더 유명하던 시기도 있었다. 이 책 마지막 페이지(p.263)에 실린 '풀꽃'이란 시로 명성을 떨친 나태주 시인님의 명시를 엮을 또 하나의 시집, <너에게 나는>이 최근 출간되었다.

김예원 작가는 현재 부산에서 영어교사로 재직중이며,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와 미니 시집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등을 나태주 시인과 함께 펴냈단다.

커다란 창이 있는 카페에서 창 밖을 바라보는 한 여인. 창 밖에 커다란 과일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주황 열매는 아마도 감인 것 같다. 앞으로 다가 올 계절 가을부터 겨울까지 점점 붉게 물들어 갈 감. 테이블 위의 화병에도 창 밖 나무 열매와 비슷한 색감이어서 조화롭다. 사진이 아니고 유화풍의 그림이라 포근한 느낌의 표지까지.

인생

사막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막막한 이쪽과

적막한 저쪽

세상 끝날까지

너와 나

본문 p.198


 


본문 속 여러 시들 중 짧은 시인 '인생'이란 시가 개인적으로 마음을 더 많이 두드렸다. 혹시 나태주 시인이나 김예원 작가님, 열림원 출판 관계자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속표지 다음 속지에 '인생'시의 일부를 발췌해 놓았다.




이 시는 총 4부로 나누어 소개된 시들 중 '3부, 너는 흐르는 별'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시다. 짧지만 그 어떤 '인생의 의미'보다 강렬하다.

'사막'은 일반적으로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가끔은 오아시스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막막한 이쪽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빈곤을 의미하는 걸까? 적막한 저쪽은 막막한 이쪽의 형편을 전혀 알지 못하는 또는 알아도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부유층을 의미하는 걸까?

너와 내가 같을 수 없듯 인생에서 상대방을 구속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는 것도 같고.

감히 시를 분석하다니... 나태주 시인이 아시면 발끈하실 무례함이다.


제발 시를 읽을 때는 분석하지 말자. 그저 쉬운 언어로 쓰인 시는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수사법을 동원하여 쓰인 시는 고전을 읽을 때처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흔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하는데 그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농경문화의 관습에서 유래되었고, 종이가 발견되기 전 중국에서 종이 대신 대나무 죽간이 가을에서야 사용이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가을에는 분비율이 떨어져 차분해지는 신경호르몬의 변화,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이기 때문"(출처 : 네이버 블로그 '서울시교육청', 2021.9.29, 11:00)이란다.

본 서평은 열림원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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