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평전
이광호 지음,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 기획 / 사회평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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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월 7월 23일 월요일 오전 9시33분에 수행 차량에서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렸고, 5분후 아파트 경비원은 투신 사망한 노회찬님을 발견하여 112에 신고했다."(본문 p.543)라는 구절을 읽으며 당시의 비통한 심경이 느껴져 다시 한 번 눈물을 훔쳤다.

성소수자, 장애인, 노동자, 농민, 미화원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복지 향상을 위한 노동운동과 의정 활동에 반평생을 바친 정치인, 노회찬! 곧 그의 사망 5주기가 다가오는데 그의 고단했던 정치 여정을 함께 따라가보자는 취지에서 띠지에 그 마음을 담았다.
제목은 이 책 목차중 본문의 마지막 11장의 "너무 짧았던 마지막 봄 2016~2018년 : 당당한 전진을 위한 '멈춤'"이라는 내용에서 따왔다.

그의 정치 인생에서 제대로 '봄'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소위 '학출'임을 철저히 숨기고 용접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인천지역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운동을 조용하지만 강단있게 이끌면서 당시 노동운동계 선배였던 김지선씨와 결혼도 하고, 이후 군사독재정권에서 문민정부로의 이양기에 노동운동의 지하조직을 지상 즉, 민중들 사이에서 함께 참여하는 정치조직으로까지의 확대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실천적 지식인, 노회찬.

소위 '드루킹(본명 : 김동원)사건'의 노회찬 후원금 관련 불법 정치 자금 수수에 관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고교 동창 도두형 변호사를 통해 알게 된 김동원의 인터넷 까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초청 강연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총 3회 경공모 초청 강연을 했고, 2016년 2월 23일 창원에서 출마해 선거 운동 중이던 노회찬에게 도두형이 전화를 걸어 와서 '김동원이 선거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상의하기 위해 만났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고, 3월 7일 파주에 있는 경공모 사무실에서 노회찬은 김동원으로부터 2,000만 원을 전달받았고, 김동원은 이날 경공모 회원 단체 대화방에 자금 전달 사실 공개와 더불어 추가 모금을 위한 강의 개설 비용 기부를 요청하여 17일 창원에서 경공모 회원 200여 명이 모은 2,000만 원을 노회찬 쪽에 전달했다. (...중략) 이렇게 2,000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받은 경공모의 후원금은 회계 담당에게 전달되어 선거 비용과 선거 후의 부채를 갚는 데 사용되었다."(본문 pp.536-536 참조)고 한다.

그의 정치 인생에서, 아니 어쩌면 그의 인생을 통틀어 스스로에게 가장 수치스러웠던-어떤 정치인은 "자괴감이 든다"라고 표현했던-사건이었는지 고집스럽게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던 정치인 노회찬은, 자신의 가족보다 소중하고 목숨만큼 아끼던 당원들과 자신을 믿고 따르던 지지자들에게 '부끄러운 삶' 대신 '당당한 죽음'을 택했다.
금품수수나 뇌물의 금액의 많고 적응이 유죄 여부를 가리는 판단의 기준이 될 순 없겠지만, 집권 세력과 같은 방향에 서 있는 집단의 소위 50억, 100억 등의 뇌물 성격의 자금의 흐름은 흐지부지 묻히는 작금의 현실을 보며, 죽음으로써 속죄를 구한 의롭고 외로웠던 정치인 故노회찬의 '너무 짧았던 봄'은 한없이 아쉽고 안타깝다.

각종 정치 오류를 어지러운 2023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다. "짧지 않은 시간 고민하면서 한 자, 한 자 적어 갔을 마지막 글에 그가 하려 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 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2018. 7. 23. 

                                                                                              노회찬 올림"

(본문 pp.553-554)


본 서평은 사회평론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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