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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이 되는 일곱 가지 방법 ㅣ 콩닥콩닥 14
오드레 푸시에 지음,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23년 4월
평점 :

프랑스 브르타뉴 태생으로 다수의 신선하고 유머 있는 이야기의 책들을 출간한 '오드레이 푸시에'가 새로 출간한 도서인 이 책은, 앞ㆍ뒤 표지의 두 아이 콜레트와 모의 표정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날만큼 신나는 분위기다.

게다가 속지의 두 친구의 맞춤법이 틀린 글, -"요 채글 우리가 아는 모든 모범생 그리고 세상 모든 선생님깨 바침니다."-을 보자마자 자꾸만 두 주인공 콜레트와 모를 앉혀놓고 받아쓰기를 시키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친히 자신들의 필체로 편지를 쓰는 모습을 상상하니 귀엽기도 했고.

차례 부분도 주제별 삽화와 함께 제목이 적혀 있어서 구성이 신선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다수의 그림책들이 글이 있는 부분에만 페이지 숫자를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에는 모든 페이지에 페이지 숫자 표기가 없다.
비코팅지에 선이 굵은 그림까지...


작가의 창작의도와 출판사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그림책(그림동화)이다.
문투도 두 어린 남매가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대화체로 표현하여 더욱 친근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이 읽는다면 아마 이 남매의 책 속 행태를 따라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낄 것이고, 부모도 함께 읽는다면 아마 기가 막혀서 혀를 끌끌 차게 될 지도 모르겠다. 평소 고혈압이 있는 학부모께서는 필히 '책은 책일뿐', 같이 사는 본인의 자녀들에게 투영하여 감정이입 하지 마시길...
학부모인 나는 지금 이 책 주인공 콜레트와 모 보다는 더 나이 든 아이를 두었는데도 주마등처럼 지난 시절, 숱하게 내뱉은 잔소리들이 떠오르며-물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이 책 주인공 남매의 자유로운 영혼처럼 아이가 지닌 자유로움을 애써 짓밟아버린 것은 아닌지 우리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해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엄마인 나는 또 그저 '바른 태도, 규칙적인 생활습관, 시험 성적' 등을 들먹이며 폭풍 잔소리를 해대겠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유명 랩가수 못지않게 속사포로 쏟아내고 있을 부모님들께,
이 책을 읽으며 좀 여유를 가지시고 내 아이를 볼 때, 또 내 아이의 잘못을 지적할 때 좀 더 사랑스러운 눈빛과 심호흡을 한 뒤 나긋나긋한 말투를 건네보시라.


여러분의 자녀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동물을 몇 줄로 소개하세요."라는 선생님이 내주신 과제를 "언제나 최선을 다해......숙제를 완벽하게 해야 하니까" 순록과 곰, 노루와 토끼, 돼지들을 끌고 교실에 나타나는 '아주~멋진' 아이들은 아닐 테니까.
본 서평은 책과콩나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