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수호대 꿈꾸는돌 35
김중미 지음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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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괭이부리말 아이들>이후 20년만에, 김중미 작가가 다시 우리에게 '연대'와 '공동체'라는 화두를 던져주는 청소년 장편소설이다.

표지부터 책 속 주요 배경이 되는 느티 언덕을 연상케하는 파란 하늘과 초록 숲을 <도시정원>이라는 유화풍으로 기획하여 앞표지와 이어지는 책날개까지 펼치면 미니액자 속 풍경화를 마주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느티나무과의 500년 수령(樹齡)의 대포읍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느티 언덕 지킴이, 당산나무 '홍규목'
이 지역 재개발 아파트 설립시 훼손당할까봐 의식있는 대포읍 원주민들과 도훈, 금란, 예은, 민용, 새봄, 요한, 마리아의 일곱 명의 아이들이 '레인보우 크루2기'라는 댄스팀을 만들어 '느티나무 수호'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울고 웃는 여러 이야기를 1, 2, 3부로 나누어 들려주고 있다.

1부-마을의 수호신 '느티 샘'과 도훈, 금란, 예은이 이야기
대포읍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라면 웬만한 사람들은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나무의 정령인 느티 샘의 존재를 알고 있다. 느티 샘은 100년전쯤인 1919년부터 인간들의 세계를 알게 되었는데, 50년전엔 급기야 진짜 사람으로 변해서 사람들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고.

베트남 출신 엄마가 서툰 한국어로 가족들과 원활한 소통이 힘들었고, 유일한 희망인 도훈이마저 자주 짜증을 내니 결국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파져서 어느 날 자신을 떠난 슬픔을 안고 사는 도훈이.
북한과 강 하나를 사이에 둔 지안시에서 살다가 친척분의 한국 초청으로 한국에 먼저 온 엄마, 아빠를 따라 대포읍에 이주해 온 금란이. 평소 한국 아이돌 영상을 보며 아이돌이 되는 꿈을 꾸다 더이상 자라지 않은 150센티미터 남짓의 키에 아이돌 꿈 대신 아이돌 전속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기로 한다.
아빠의 가정폭력으로 인천 부평의 낡은 빌라에 엄마와 단둘이 살다가 엄마도 돈을 벌어 오겠다며 그 길로 연락이 두절되어 할머니가 '대포분식'을 운영하며 사시는 대포읍에 이사 온 예은이.

2부-민용이, 새봄이, 그리고 레인보우 크루 모집 중...
베트남 동나이에서 태어나 한 살에 아빠를 오토바이 사고로 잃고 외가에 살던 중 막내 삼촌이 한국 친구라며 데려온 지금의 아빠와 엄마의 결혼으로 한국에 들어온 민용이.
아빠가 대포읍에서 유일하게 50년 넘게 '평화서점'을 운영중이며, 유일하게 대포읍 브랜드 아파트에 사는 박학다식한 독서광이자 민용이와 마음을 나누는 친구, 새봄이.
청소년문화센터 댄스동아리 선생님으로부터 온라인 국제 댄스 대회 시작 전 국내 대회에 '레인보우 크루'라는 이름으로 창작 안무를 기획해서 참가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도훈이는 함께할 팀원 모집에 열을 올린다.우선 자기 포함 세 명뿐인데, 민용이에게 새봄과 요한은 '네가 함께하면 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전하며 설득했다.
처음엔 사양했지만, 홍규목 느티 샘을 지켜내자는 취지에 공감해 레인보우 크루2기에 동참하기로 한다.

3부-요한이, 마리아, 그리고 특별 초청 '에마뉘엘 선생님' 방문
나이지리아 출신 아빠와 한국인 엄마사이에서 한국에서 태어나서 계속 살고 있는 엄연한 한국인 요한이. 부모님 두 분 다 전직 태권도 선수였단다. 다만, 아빠를 닮은 까만 피부 때문에 학교에선 걸핏하면 '아프리카로 가라'는 놀림을 당하자 가출까지 감행했지만 실패한다.
마리아는 칡고개 너머 복숭아 농장에 산다. 작년에 그 농장주와 재혼한 엄마를 따라 한국에 와서 강화에 있는 대안학교를 다니다 전학 온 친구. 연예 기획사의 오디션을 볼만큼 상당한 댄스 실력 보유자.
한편, 대회 일정이 촉박한데 댄스 실력이 부족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퍼포먼스 탓에 다들 불안해할 때 새봄의 신청으로 느티 언덕을 방문한 '쿨레칸'의 에마뉘엘 선생님. 부르키나파소 출신 실력있는 무용수이자, 한국 공연차 왔다가 부당한 대우를 알리고자 '데게베(Degesbe)'란 작품의 공연자.

(출처:https://youtu.be/0bI4e5dV4e0)

 성미산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댄스워크숍 중인 엠마누엘 사누씨. ⓒ 김나연

(https://omn.kr/2032i, 오마이뉴스 사회:김나연(elecfish) 22.08.05 21:22최종 업데이트 22.08.06 13:12)


이렇듯, 책 속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김중미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쓰러진 나무는 곁에 있는 나무에 기대 다시 뿌리를 내리고, 곳곳에서 새싹이 자라나고 있다. (...중략) 희망은 언제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슬픔과 절망을 거름 삼아 싹을 틔운다." (작가의 말, p. 263)이다.

이 봄날, 벚꽃보단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서 느티 샘을 만나보시길...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다!

본 서평은 돌베개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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