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몰려온다
베터 베스트라 지음, 마티아스 더 레이우 그림, 김아델 옮김 / 페리버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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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수의 그림책이 그러하듯, 앞표지와 뒤표지를 펼치면 책 속 내용에서 언급하듯,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동물들이 물에 잠겨가는 안타까운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환경 분야 그림책으로서, 이 책의 이야기 부분은 레이턴 대학교에서 심리학 전공 후 네덜란드 중부 도시 아메르스포르트에 거주하며 아이들을 위한 글과 노랫말을 쓴다는 '베터 베스트라(Bette Westera)'가 담당했다. 네덜란드 최고 아동 도서인 실버를 그리펠 상, 황금연필상, 비평가협회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네덜란드의 대표 아동 작가라고...
이 수채화기법으로 그린 '마티아스 더 레이우(Matias De Leeuw)'는 벨기에 태생으로 앤트워프왕립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플랑드르 어린이 심사위원상, 골든팔레트상 등을 수상하여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따뜻한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환경 그림책인만큼 면지부터 속지, 내지 모두 코팅되지 않은 종이 재질이라 책 속 동물들이 지구온난화를 겪으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에 한줄기 위로가 되는 듯하다.


첫 장면은 한여름날 알에서 깨어난 독수리가 처음 맞닥뜨린 광경을 내리쬐는 태양에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 높이 떠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비행하던 중, 동물들이 점점 더 녹고 있는 빙하에 떠내려가기도 하고 좁은 바위에서 자리 싸움하는 동물들을 지나니 몸집이 작은 나그네쥐들은 바다에 빠졌고, 흑꼬리도요새들은 떠내려온 드럼통 위에 올라타는 등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독수리는 '동물들이 물에 빠져 죽는다면 얼마나 끔찍할까'를 생각하며,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아래로 내려가 동물들에게 "빙하가 녹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만, 나무늘보, 침팬지, 오랑우탄, 코끼리, 대머리황새, 기린 같은 열대 우림이나 아프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들은 독수리에게 걱정말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입니다. 심지어 뱀은 "너나 잘해!"라며 독수리에게 짜증을 내기까지 합니다. 독수리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동물들 때문에 풀이 죽어 있던 중, 세상에서 몸집이 가장 큰 '대왕고리(흰수염고래)'일 것 같은 엄청 큰 고래의 등에 얹혀진 배에 북극곰과 남극 펭귄이 타고 있는 배! 다른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가는 길이라며 북극곰이 독수리에게 "너도 함께하지 않을래?"라며 반기자, 독수리는 "좋아! 당연하지!"라고 했고, 북극곰은 마치 독수리에게만이 아닌, 지구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들으라는 듯, "고마워. 한 가지 분명한 건, 절대 늦지 않았다는 거야!" 라고 마지막 말을 남깁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은 추운 극지방 동물들은 물론 독수리의 대피 명령에도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던 더운 지방의 동물들도 모두 고래 등 위의 배에 모두 올라타고 안도하는 표정으로 안전한 어딘가로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됩니다.

그런데 왜 표지와 내지는 모두 붉은빛일까? 너무 잔혹한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지구가 많이 아파서 피를 흘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아니면 '노을 진 하늘은 하루가 얼마 안 남았음을 나타내기에, 지구를 되살릴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고. 파란색 면지는 녹아내린 빙하를 나타내는 것 같아 가슴이 시리다.
그림책이지만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일삼는 인간들에게 '동물들의 서식지 파괴'라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구인들이여! 부디 제발 우리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줍시다."

본 서평은 페리버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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