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해독후 3일이 지난 등굣길에 뜻하지 않은 빅뱅을 경험한 지수가 집으로 되돌아와, 드디어 지난 1월말 701호 할머니가 주셨던 논문을 꺼내, 논문표지에 기재된 암호 단어들을 찾게 되는 장면이다.
바로 '평행 우주 탐험'이라는 이 논문을 논문의 저자, 오수미씨가 케임브리지 물리학 연구소 701호 연구실에서 쓴 것이다.
순간 지수는 머릿속에서 내면에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는 빅뱅을 경험했다. "그건 우리 우주와 평행하게 있는 또 다른 우주, 할머니의 우주였다." 라는 지수에 대사처럼.
다만, 아쉬운 건 논문표지를 보여주는 위 사진 장면에서 '출판편집상 한면에 실어주었으면 좋았을 걸'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 장인, '17. 우주로 가는 계단'에서는 실제로 월드아파트 6층에 사셔서 주로 계단으로 통행하신다는 이 책의 저자인 전수경 작가님의 생각이 오롯이 묻어나는 지수의 독백이 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의 상식이 언제나 옳은 것이 아니다. 내가 건강한 아이들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서 20층으로, 20층에서 1층으로 단번에 쉽게 오르내렸다면 그 진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진실은 계단으로 다니는 사람만 볼 수 있다.
월드아파트 101동에는 304개의 계단이 있다. 그 계단은 단순히 1층에서 20층을 이어 주는 계단이 아니라 수많은 평행우주와 연결된, 우주로 가는 계단이다.(중략)...
우리는 곧 만나게 된다. 한 명은 우주를 건너고, 다른 한 명은 시간을 거슬러 2025년 9월7일, 케임브리지에서.
그때 우리 나이는 둘 다 스무살. 어쩌면 서로를 알아보는 데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알아보게 될 것이다. 우리 사이에는 서로를 강하게 당기는 우주적 끌림이 있기 때문이다."(p.169~170 참조)
불과 3년여전 최고의 인기 드라마 《도깨비》는 시간을 거슬러 연인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남녀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루었는데...과연 그 연출가나 극작가도 이러한 '평행 우주 이론'에 기반하여 글을 쓰고 연출을 했을까하는 뜬금없는 의문도 품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