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는 것은
죽은 사람을 위한다기보다 남겨진 자의 
후회를 진정하기 위한 일이다. 

죽은 뒤 허겁지겁 주위에서 늘어놓는 
미사여구를 고인은 과연 듣고 있을까.

듣는지 마는지조차 영원히 확인하지 
못한 채 우리는 중얼중얼 내내 그리워한다. 

회한의 자리를 메우듯 죽은 이에게 
용서를 구하듯 그리워하는 것이 무언가를 낳는다면

남겨져서 후회나 상실로 마음이
으스러질 듯한 사람끼리 
부드럽게 이어주는 일 정도다.


이제 되도록 그리워하기를 멈추려 한다. 
간자부로 씨뿐만 아니다. 
죽은 이를 그리워하지 말고 
살아 있는 사람을 살아 있는 동안에 
그리워하고 싶다. 
살아 있는 동 세대 사람들이 살아서 
힘을 낼 수 있는 동안 그들에게 
가닿는 말로 성원을 보내는 것
그것이 올해부터의 내 포부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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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
두 그루
마음도 세어두고
옮겨 심을 수 있다면
숲이 되고
산이 될 수 있으려나.

봄이에요.
사월이고요. 
단 하루도 슬프게 지내지 않을 거예요.
나무를 실컷 보겠습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린 잎이 어린 잎으로 
보내는 때는 짧아요. 
금세 지나가죠.
가끔 사람도 
한 그루, 두 그루 세고 싶어요. 
내 쪽으로 옮겨 심고 싶은 사람을 발견한다면
흙처럼 붉은 마음을 준비하겠어요. 61.p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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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되길 원하면서
종속되길 원하는
낯선 것을 원하면서
익숙한 것들에 머물기를 원하는
우리가 가진 모순성들이
우리를 오늘에
이르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먼 곳에서 온 사람일수록 한순간에
핵심이 파악되는 경우가 있다.
독립은 문서 상의 명분이고 
종속은 뼈아픈 현실이었다

나를 그저 먼 데서 온 
한 사람의 인류로 대하기보다 
주머니를 털고 싶은 관광객으로만 
대하는 시선 사이를 뚫고 
이슬람과 유럽문명이 오가며 
빚어놓은 황홀한 건축물들과 
마티스 그림에 등장하던 울창한 
원색의 세계 속을 유영하려 애썼다

꾸스꾸스라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의 삶은 어떤 무늬를 
만들어 냈는지 궁금해 시장통을 
샅샅이 기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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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비가 새지 않을 정도,
식사는 굶지 않을 정도면
족하다."

리큐의 가르침이다. 집이 어떻든 비이슬만 피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굶지 않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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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
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라 하나가 필요하다.
그 아이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말이다.

바로 아이다. 졸리면 곱게 자면 될텐데. 세상 모든 아빠와 엄마의 바램은 오늘도 이뤄지지 않는다. 만일 아기가 재판을 받는 일이 있다면 동기의 8할은 잠이 와서일거다.
하긴 어른도 졸음에 좌우될 때가 많다, 인간에게는 깨어 있는 것 자체가 이미 고통이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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