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은 내리막이 되고
내리막은 오르막이 된다.
주어지고 정해진 시간동안
주어지지 않고 정해지지 않았던
시간의 모서리들 굽이굽이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나 왔을까.
친구를 떠나 보내고
어머니를 떠나 보내고
이제 약속한 시간이 다되어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생은 무엇인지
삶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는 아침도 좋다.

알 수 없다.
언제 비가 올지 알 수 없다. 언제 바람이 잘지 알 수 없다.
언제 산이 무너져 내려 인간의 흔적 따위
존재하지 않던 태고의 모습으로 시간의 흐름을 되돌려 놓을지 알 수 없다.
보이지조차 않는 봉우리 하나 가슴 속에 잘 품어 두고
위태롭게 뻗은 길을 따라 발을 내딛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의 전부다.
📓 걸음을 쌓는다. 잃어버린 소를 좇아 계곡을 헤매었던 라마승처럼.
강물이 흘러오는 쪽을 향해. 봉우리가 있다고 알려진 쪽을 향해.
거칠어지는 그의 숨소리를 듣고 있자니 문득. 그날이 떠오른다.
바람에 소 같은 울음소리 꺽꺽 숨죽여 삼키며 머리를 들면 바람이 여전한지.
봉우리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살필 수조차 없었던 그날의 먹먹함이 되살아난다.
그래. 이 정도라면. 한 발, 또 한 발.
디딜 곳을 살펴 가며 내디딜 수 있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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