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같은 어른이
나쁜 것만은 아닐터
​
다만
철 없는 어른
떼 쓰는 어른
격 없는 어른은
사양이다
​
독서를 통해
인식이 변하되
의문이 아닌
질문을 가지기
​
아이의 시야가 아닌
아이의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변화해가야 하지 않을까

책을 읽음으로써 사람이 변하고, 인격이 변하는 이유는 그 책에 의해 인식, 즉 사물을 보는 방식이 훨씬 크게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애당초 인간은 전 생애에 걸쳐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생물이 아닐까. 누구든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은 인식 면에서 상당히 다르다. 이를테면 예전에는 재미있었던 것이 지금은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
어떠한 변화도 없이 옛날과 그대로인 사람은 없다. 만약 인식의 변화가 너무 미미하거나 그 변화가 또래에 비해 상이한 경우는 아이 같은 어른 처럼 보인다.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인식이 변하는 것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84-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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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한 지식축적은
지혜로 이어지고
지혜가 축적되면
생은 삶으로 전환될 수 있다.

새해 지하철 독서시작

지식은
타인을 위해 써먹을 때
돈과 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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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아침은
다자이 오사무와 함께

우리는 다만 
산 정상에 가 닿고 싶은 것이다.
거기에 무엇이 있나. 
무엇이 있을까. 
약간의기대를 거기에만 쏟는다.
드디어 정상에 이르렀다. 
정상은 평평하게 땅이 골라져
열 평 정도의 붉은 흙이 드러나 있었다. 
한가운데에 낮은 통나무 정자가 있고 
정원석까지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모두 서리를 이고 있다. 1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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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같은 공간
같은 사연
같은 인연
​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
​
흐르는 시냇물에
손을 담그면
매순간
새 물 흐르듯이
​
시냇물
떠내려가는
낙엽들
앞 뒤
돌아보지 않듯이
​
일기일회다.

다사 때 선생님은 자주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진지하게 임해야 해요. 다사에 참여할 때는 정주도 손님도 이번이 ‘일기일회‘의 다사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담아서 하는 법이니까요." 일기일회 란 일생에 단 한 번 뿐이라는 의미다.
225.p
​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자주 가족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죽을 때 벚꽃처럼 한순간에 지고 싶구나." 늘 연극 대사 같은 말을 하기 일쑤였기 때문에 나도 엄마도 남동생도 "또 저런다."하고 웃어 넘겼다. 그런데 아버지의 장례식 날, 정말로 연극의 피날레처럼 벚꽃이 하늘하늘 흩날렸다. 화장터까지 와 주었던 다케다 선생님이 중얼거렸다. "노리코, 벚꽃이 슬픈 추억이 되어 버렸구나." 나는 잿빛 연기를 지켜보았다. "정말로 한순간에 가 버렸어요..."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언제나 갑작스럽다. 옛날에도 지금도.
​
만일 미리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사람은 정말로 그 순간이 닥칠 때까지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하다. 결국 처음 느꼈던 감정 그대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슬퍼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순간이 왔을 때 비로소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
하지만 달리 어떨게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제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 때까지 어떠한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하고, 결국 오랜 시간이 걸려 조금씩 그 슬픔에 익숙해져 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에게...2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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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을 이틀 남겨둔
12월 29일 일요일.

가는 해가 아쉽진 않지만
오는 해 반갑지도 않지만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사발면으로 늦은 아침 먹고

밀린 일 하고 있는
이 날도 추억이 되리라.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 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밥벌이도 힘들지만, 벌어놓은 밥을 넘기기도 그에 못지 않게 힘들다. 술이 덜 깬 아침에, 골은 깨어지고 속은 뒤집히는데, 다시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 김 나는 밥을 마주하고 있으면 밥의 슬픔은 절정을 이룬다. 이것을 넘겨야 다시 이것을 벌 수가 있는데, 속이 쓰려서 이것을 넘길 수가 없다. 이것을 벌기 위하여 이것을 넘길 수가 없도록 몸을 부려야 한다. 대체 나는 왜 이것을 이토록 필사적으로 벌어야 하는가. 그러니 이것을 어찌하면 좋은가. 대책이 없는 것이다. 36.p

그러므로 이 세상의 근로감독관들아, 제발 인간을 향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조져대지 말아 달라. 제발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해 달라. 이미 곤죽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 나는 밥벌이를 지겨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친구들아,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이걸 잊지 말고 또다시 각자 핸드폰으 차고 거리로 나가서 꾸역꾸역 밥을 벌자. 무슨 도리 있겠는가. 아무 도리 없다.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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