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노 저어 오는보미지 않는 적들의 소리
……이제 수군을 폐하시면전하의 적들은 서해를 따라 충청 해안을 거쳐서 한강으로 들어가 전하에게로 갈 것이므로신은 멀리서 이것을 염려하는 바입니다. 수군이 비록 외롭다하나 이제 신에게 오히려 전선 열두 척이 있사온즉…….….그리고 나는 한 줄을 더 써서 글을 마쳤다.………신의 몸이 죽지 않고살아 있는 한에는 적들이 우리를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삼도수군통제사 신(臣) 이(李) 올림90.p김훈 <칼의 노래>중에서
부러운 고장이 있다는건부러울 일이다.
물론 무뚝뚝한 점원은 오사카에도 있고 딱히도쿄 사람이 차갑다는 말은 아니다. 도쿄라는 도시에 모여든나를 포함한 지방 출신 사람들의 "얕보이기 싫으니까" "속으면 안 되니까 하는 경계심에서 오는 일일 것이다. 도쿄를 흉잡을 생각은 전혀 없다.다만 가게에 들어가면 늘 당연히 환대받으며 사는 오사카 사람들이 새삼 부럽다.
˝응, 갈게.˝하지만 나는 가지 않는다.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해가 저무는 창밖을 바라 본다. 다음이란 얼마나 쓸쓸한 말인가 생각하면서, 밤의 자락처럼 서서히 다가오지만 돌이킬 수 없음을 돌연 깨닫게 만드는어떤 끝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123.p
약점이 강점이 되고강점이 약점이 된다.
약점이 있는 사람은 세상을 감지하는 더듬이 하나를 가진다. 약점은 연약한 부분이라 당연히 상처 입기 쉽다. 상처받는 부위가 예민해지고 거기에서 방어를 위한 촉수가 뻗어 나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약점이 어떻게 취급당하는가를 통해 세상을 읽는 영역이 있다. 약점이 세상을 정찰하기 위한 레이더가 되는 셈이다.그들은 자주 위축되고 두려움과 자괴감에 빠지지만 그런 태도를 되도록 감춰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약점이 있다는 걸 공유하면 편해지긴 하지만 무시당하는 걸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약점을 숨기고 방어하고또 상처받았을 때 태연하게 보이는 법을 연구하면서 타인을 알아간다. 11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