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몸가짐과 마음가짐에 이은
생각가짐 여유가짐에서 우러난
사색누림 사유누림의 시간들.
퇴근길 지하철
무참한 하루도
그렇게 지나가리다.

이 책을 읽고 ‘가짐‘에 대해 떠올렸다. 
몸가짐과 마음가짐.
이 둘이 만들어 내는 것이 
결국 태도일 것이다.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상대의 행동을 눈여겨보지 않는 사람
결코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태도다. 
인터뷰란 본디 
사이(inter)를 상정하는 행위다. 
만남도, 독서도, 글쓰기도 결국은 
사이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사이를 만들고 그 안에 차곡차곡 
존중과 배려를 담는 
고마운 사람을 떠올린다. 엄지혜다. 
태도는 나에게서 비롯하지만
좋은 태도의 말들은 관계를 향한다. 
마침내 일상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공감의 말들
지혜의 밀알들이 된다.
​
시인 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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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있으면
순간도 영원이지만
​
저기나 거기에 있으면
영원도 순간이다
​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주제에
천 년 만 년 영원할 것처럼 굴지 말자
​
찰나생 찰나멸

청담 스님은 이렇게 노래한다. 청담 또한 경허스님의 제자다.
​
잠시 왔다 가는 인생이다
인생은 풀잎 끝의 이슬이고
구름 틈새의 번개다
만 년을 살 줄 아는가?
앉다가도 엎어지고
일어서다가도 넘어지는 게 인생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귀한 자나 천한 자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죽는다
돈이 많고 따르는 식구가 많아도
죽는 길에는 같이 가지 못한다
누구나 태어날 떄는 맨 주먹이고
죽을 때는 빈 손이다
그러나 알고 지었던 모르고 지었건
지은 죄는 남에게 못 주고
짊어지고 죽었다가
다시 짊어지고 태어난다
​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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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
​
하나의 지점을
완료하는 것.
​
자신이
찍어가는 지점들
연결하여
선이 되고
면이 되고
공간이 되고
시간이 되고
세계가 되고
우주가 되게 하여
​
매순간
우주라는 지점을
창조하는 것.
​
그리고
이 모든 기록들로
남기는 것.

소설가가 소설을 잘 쓰고 싶다면 
우선은 서툴러도 좋으니 반드시 
작품을 완결해보는 경험을 
하라고 말하곤합니다
​
엉망진창이어도 좋으니 작품을 
끝까지 써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다음 작품을 쓰기 위한 디딤돌이 
된다고요. 이 말 뜻은 그 무엇도 
갑자기 잘 할 필요는 없으며 
우선은 하나를 완료하라는 
것입니다
​
이처럼 목표를 유한화하는 일은 
모든 방면에서 중요합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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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지브리스튜디오의 <귀를 기울이면>의
매미소리 가득한 장면들과
하루키의 글들과 더불어
기억될 여름풍경이 하나더
늘어난 기분입니다.
​
고교야구의 결승전이 끝나고
응원단이 깃발을 탁탁 접어서는
줄 지어 돌아갈 무렵이 되면
​
어린 마음에도 이젠
여름도 다 끝났구나 싶은 감회가
느껴졌던 것이다
​
어찌된 셈인지 폐회식이 끝나
구장 밖으로 나오면, 그런 풍경이
나의 소년 시절에 있어서 여름의 끝이었다
​
이 시기가 되면 코시엔의 해변도
이시야의 해변도 헤엄치기에는 차가워지고
숙제도 본격적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신나는 일들은 모두 끝나고 만 것이다
​
가끔씩 왜 이렇게
여름을 좋아하는 것일까 하고
스스로도 불가사의하게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
무라카미하루키 수필집 중에서

그 시절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여름만 되면 
스스로를 마음에 
들어 하는 나
​
왠지 모르게 
근사해 보이는 나
​
온갖 고민과 불안 따위는 
저 멀리 치워두고
그 계절만큼 반짝이고
생기 넘치는 나를 
다시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겨울인 사람은
여름 나라에서도 
겨울을 산다.
​
손 닿는 것 모두 얼음으로 
만들어버리는 겨울왕국의 엘사처럼
싸늘한 마음은 뜨거운 계절조차 
차갑게 만들어버린다.
​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여름을 완성하는 건
계절이 아닌 마음이라는 것을.
​
​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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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다른 산을 기대하게 했다.
모퉁이를 돌면, 정상에 서면, 다른 산이 보였다
​
저 산은 어디일까? 저 산의 이름은 뭘까? 저 산에 가고 싶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산들을 보면 가슴이 벅찼다. 그건 지금 이 순간 목표에 도달했다는 기쁨과는 또 다른 기쁨이었다
​
다음이 있다는 기쁨, 다른 산이 있다는 기쁨, 산이 있는 한 언제든 오를 수 있다는 기쁨, 문득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작은 점처럼 느껴졌다. 이 점을 계속해서 연결하고 싶었다. 더 많은 산에 오르고 싶었다. 더 높은 곳에 서고 싶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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