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의 작품들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들
들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시간이다.

미친 듯한 몰입
타협하지 않는 집중

시간과 공간
초월하여 현현될 때

태어난 그것
우리는 명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모든 걸 걸고 미쳐서

주어진 생을
주어질 삶으로
전환시키는 바로 그 사람

천재라고 불리운다.

무엇에 미칠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게 만드는
간만에 고마운 책 만난 밤도
좋다.

자기 과시욕도 있지만, 자기 소멸욕도 있다. 모두를 이끌고 일할 때는 즐겁지만 일이 끝나면 싸움도 끝나고 해도 저문다. 그러면 쓸쓸함과 허망함을 느끼고 다시 사람들과 같이 작품을 만드는 즐거움을 찾아가는 것이다. 39.p

미야의 집필 방식은 굉장히 독특해서 내가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연필로 계속 글을 쓴다. 그리고 한 시퀀스가 끝날 때마다 원고를 보여준다.

시나리오를 쓰는 방식도 그렇지만 장면을 구상하는 솜씨에도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열세 살이 된 마녀 키키는 독립 후 고향을 떠나 여행을 하게 된다.

원작에서는 그 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아마 보통 사람이 만들면 최소 20분 정도는 될 분량이다. 그런데 미야는 그 장면을 불과 5분 만에 마무리했다.

기본 설정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이해하기 쉽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매우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은 순간 나도 모르게 "미야 씨, 굉장합니다!"라고 말한 것이 지금도 기억난다. 84.p

그림 콘티를 그리기 전에 우연히 미야와 같이 전철을 탔을 때, 앞 쪽에서 중학생 소녀 대여섯 명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초수를 쟀다. 그것을 근거로 그 장면을 설계한 것이다. 따라서 그런 부분은 미야 족이 더 리얼하다. 149.p

우리는 종종 ‘기획은 반경 3미터 안에서 태어난다‘고 말하는데, 영화의 소재도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굴러다니는 법이다.

그리고 가깝기 때문에 당연히 ‘현대성‘이 깃들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런 소재와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브리 영화가 히트하는 이유의 한 자락은 그런 곳에 있는 게 아닐까? 321.p

2022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개봉될 예정이다.
천재의 귀환을 환영한다.
스즈키 도시오. 3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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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더하기 일이
항상 이가 되지 않는다는 걸
​
일에 일을 더하면
힘든 일일 뿐이라는 걸
​
일이 일이 되지 않으려면
더해야 할 때와 덜어야 할 때
잘 가늠해야 한다는 걸
​
세 살 먹은
아이도 알지만
​
여든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 힘든 일
​
처지와 처세
구분하지 못하고
​
작은 일
감당도 못하는 처지에
큰일 도모하니까
항상 큰 일 당하는 신세이더라도
​
오늘 하루만큼은
어제보다
덜어내고 멈출줄
아는 삶 되길.

용기란 떨쳐 일어나는 굳센 기운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밖에 없을 때 필요한 힘이다.
​
다산은 평생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은 망설이지 않고 행하며 살아왔다. 설사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해도 잘못된 일, 불의한 일은 참을 수 없기에 두려움 없이 행했다. 학문을 좋아했기에 쉼 없이 공부했고, 정의로운 일이기에 남을 비판하는 데 주위를 돌아보거나 망설이지 않았다.
​
하지만 많은 사람의 원한을 사고 비방을 받아 귀양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삶은 보다 신중해야 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절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다산은 <여유당기>의 결론을 이렇게 내렸다.
​
마음에서 싹트는 모든 것은 매우 부득이한 것이 아니면 그만두며, 매우 부득이한 것일지라도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는 것은 그만둔다. 진실로 이같이 된다면 천하에 무슨 일이 있겠는가?
​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는 자세는 당연히 필요하다. 굳건한 마음이 없으면 일을 이루기 힘들다. 하지만 천명을 마음대로 할 수 없듯이, 삶 자체도 언제나 순탄하지만은 않다.
​
법과 원칙대로만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많고 때로는 정의롭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
​
어떤 상황에서도 소신과 믿음을 함부로 굽혀서는 안 된다. 하지만 과감한 결단과 함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세심함도 갖춰야 한다.
​
담대심소.
담대하면서도 세심하게
주위를 살피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큰일을 이루고 싶다면 더욱 그렇다.
​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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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계가
흐려지더라도
더 또렷해지는 경계가 있습니다.
​
조합과 편집의 경계가
성향과 취향의 경계를
넘어설 때
​
사색과 사유의 경계가
성공과 성장의 경계를
넘어설 때
​
무수한 변화 속에서
변함없는 무언가
발견할 수 있을 때
​
자신의 신화는
다시
시작 될 수 있습니다.
​

오늘날에는 
동영상, 음성, 사진, 문자, 이벤트 등 
무수한 편집 대상이 있습니다
​
게다가 각 분야의 경계가 점점
흐릿해져서 다양한 분야를 연결해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시대입니다
​
그래서 편집자는 이 좋은 재료를 
활용할 줄 아는요리사가 되어야 하죠
​
칼질 전문, 밥 짓기 전문처럼 
장인의 방식이 아니라
자르고 굽고짓고 담아내는 
모든 걸 해낼 요리사의 재능을 가진 
사람의 가치가 앞으로 
비약적으로 올라갈 겁니다
​
3년 반 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도이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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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그림도
시간이 지나면 낡게 돼.

필요한 건 ‘이야기‘ 를
만드는 힘.

상상력이지.

10년은 재능만 갖고
먹고 살 수 있지.

그 후에는 인간력.

즉 인간으로서의 힘이야.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

정말 귀중한 건
‘이야기‘ 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신인이야.

만화 <중쇄를 찍자>중에서

언제나 좋은 책
감사드립니다.

본문을 아무리 뒤져도 좋은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허덕이다가 김훈 선생님을 찾아갔다. 그 날 점심을
먹으러 찌개집에 가서 라면사리를 뽀개 넣다가
내기 무심히 말했다.

"선생님 이번 원고에서 전 라면이 정말 좋아요."

내가 여태 제목을 확정하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던 선생님께서는 문득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럼 책 제목을 ‘라면을 끓이며‘ 라고 할까?"

(...) 제목을 낙점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선생님께도 슬며시 전해드렸다.

선생님은 이렇게 답하셨다.

"라면은 가벼운 것이 아니다. 라면은 한국 사람에게 ‘밥‘과 똑같은 무게를 가진 음식이다. 내가 누구도 라면을 허투루 여길 수 없는 새 글을 써보겠다."

며칠 후 선생님은 실제로 ‘라면을 끓이며‘ 라는 긴 에세이를 보내오셨다. 라면이 "정서의 밑바닥에 인 박여"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명문이었다.

나는 이 원고를 바탕으로 더욱 자신있게 ‘라면을 끓이며‘라는 제목을 밀어 붙일 수 있었다. 40.p

김훈 선생님은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목은 가까운데 숨어 있다." 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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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이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날
매일 매일이
가보지 않은 길 걷는 날
남은 생이 최초의 삶이 될 때
나이드는 건
축복이 되리라.

글자가 안 보이게 되는 것도, 
신체의 라인이 무너지는 것도 
인생에 찾아오는 변화다. 
나는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나이 드는 것이 슬프지는 않다. 
왜냐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이를 거스르려면 턱도 없이 힘들 테니까. 
그보다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50대의 나, 60대의 나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편이 훨씬 낫다고 본다.
​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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