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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사회학의 다양한 이론들을 책과 함께 소개하면서, 우리 현재 사회를 쉽고 편안한 문체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기존의 인문서처럼 딱딱하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은 다른 어떤 글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참신함이 느껴집니다. 이 책에서 논의 하는 주제도 '상식', '명품' '언론' '열광' '개인' '가족' '성숙' 등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단어들을 제시하고 이 주제에 관한 사회학적인 고전을 소개하고 이를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들에 적용하여 저자가 사회 현상들을 해석하는데, 저자의 해석을 읽고 있으면 마치 옆에서 과외 선생님이 그동안 의문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던 사회 현상들을 설명해주는 것 같아 속속 이해가 되어지는 느낌이 듭니다.물론 이 책을 읽고 나니 추가로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이 또 늘어나는 점에서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 사회를 이렇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브레인스토밍의 목적으로 읽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취미에 관하여 살펴보면 " 취향이 사소한 기호의 차이가 아니라 계급적 지위를 담는 그릇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어떤 취향은 개인의 기호가 아니라 그 사람의 경제적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표식이 된다. 주말에 골프채를 들고 '필드'로 간다는 것은 운동을 좋아한다는 기호가 아니라 '돈 좀 벌었다'는 상징이다. 공부 좀 했다는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 뮤지컬보다 오페라를 좋아함을 타인에게 드러내야 한다.(중략) 취향의 전쟁터에선 개인들의 기호가 경쟁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취향 전쟁처럼 보이지만, 그 전쟁에서 실제로 싸우고 있는 것은 전쟁 참여자들의 경제적 지위와 학벌이다.
취향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영악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내면으로부터 취향을 발굴하고, 발굴된 취향을 취미로 승화시키기에는 세상은 너무나 빨리 움직인다. 트레디한 취향을 구입하면 취향 전쟁에서 쉽게 승리할 수 있다. 그래서 취향 전쟁에서 무조건 이기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보다 백화점 구경이 더 급하다. 백화점은 판매를 목적으로 잘 고안된 취향의 전시장이다. 백화점에 들러 대세인 취향을 확인하고, 그 취향을 구입해서 자신의 취미로 포장하는 데 성공한 사람은 취향 전쟁에서 쉽게 승리할 수 있다" 라는 이야기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