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혁명 직후 전통의 신분제가 붕괴하게 되자, 기존의 제3계급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법적으로는 폐지된 신분상승에 매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모지상주의와 신분상승을 위한 부의 축적이 최고의 목표가 되는 세상이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도 화려한 외모와 뛰어난 학벌등의 스펙으로 무장하고 자신의 출세를 도와줄 후원자를 만나기 위해 빠리 사교계에 진출하여 겪게되는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주인공은 파리에 대학을 다니기위해 이사를 하고서는 하숙집에 살게 되는데, 이 집에는 나이많은 영감이 혼자서 사는데 그의 이름이 고리오 영감입니다. 그는 한때 가난한 시골의 제분업자인데, 프랑스혁명이 나고 나폴레옹이 정권을 잡자 이에 줄을 대어 그의 군대에 밀가루를 납품하여 큰 돈을 모으게 되고 이 돈을 바탕으로 오로지 두 딸을 최고의 신부감으로 만들어 귀족에게 시집보내는 것에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합니다. 아버지의 후원을 바탕으로 고리오영감의 두 딸은 당시 귀족계급에게 시집을 가게되나 점차 자신들을 뒷바라지한 아버지의 존재를 망각하고 자신들이 경제적으로 아쉬울때만 고리오영감을 찾아와 도움을 받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고리오영감은 더욱더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딸들은 아버지의 존재를 망각하게 되어, 카프카의 <변신>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로 인해 가족간의 애정도 금전을 매개로한 허울뿐인 것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전공하는 학문은 법학인데, 예전에도 신분상승을 하는 가장 좋은 공부가 법학이었나 봅니다. 신분상승을 향한 욕망은 가난한 제분업자에서 한순간에 부자로 부상한 고리오영감도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고리오는 자신의 그러한 욕망을 자신의 딸들에게 투사하여 미모와 교양을 겸비한 두딸을 일류 신랑감을 구해 결혼을 시키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자식의 신분상승과 출세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은 19세기 프랑스나 우리나라나 별로 다를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견고한 신분제가 급격히 붕괴되고, 평등주의 사회가 도래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봉건적 사고방식에 빠져서, 오로지 신분상승에만 매달리게 될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를 세밀하게 묘사해주고 있어서, 다이나믹 코리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