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5
토머스 하디 지음, 정종화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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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하디의 테스는 여성의 순결을 강조하는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고답적으로 느껴져서 책을 별로 읽으려고 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이 책을 손에 넣게되어 읽다보니 저의 선입견과 달리 아주 뛰어난 예술성과 현대성과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테스라는 여자 주인공을 통하여, 진정한 순결이 무엇인지를 돌아봄으로써 인간의 도덕의 민낯을 드러내주는 아주 수준높고 잘 짜여진 작품이라고 할 것입니다. 테스가 사랑하는 엔젤이라는 청년은 결혼전에 이미 순결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충격을 받아 그의 곁을 떠나고 혼자남은 테스는 경제적이유로 자신을 겁탈하고 타락시켰던 남자와 같이 동거하게 되었는데, 일년후에 남편인 엔젤이 브라질에서 돌아오자 자신을 타락시킨 동거남을 살인하고 자신도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스토리가 핵심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 스토리를 곱씹어 보면, 첫째, 테스가 원하지 않게 육체적 순결을 잃게되는데, 이를 두고 도덕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타락한 사람으로 취급하지만, 이는 순결이 단순한 육체 관계의 존부만으로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차원으로만 바라본 것으로, 형식적 도덕률의 허구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째, 테스는 극도의 가난때문에 약간의 경제적 편의를 제공하는 더빌가의 후손과 동거를 하게 되는데, 이는 현실에서 흔하게 보는 장면이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에밀졸라의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이란 작품속에 드니즈라는 여주인공은 백화점의 사장인 물레의 끊임없는 구애와 유혹에도 결코 흔들림없이 자신을 지켜냄으로써 물레와 결혼이라는 해피엔딩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테스의 선택과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는데, 테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지만 다소 아쉬운점은 꼭 지적하고 싶습니다. 셋째, 이 책은 순수한 테스란 인물을 통하여 자연인으로서 인간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연속에 생명력의 화신으로 묘사된 테스의 모습은 책을 덮고도 강한 여운을 남길만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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