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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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양고전에 대한 책인데, 서양고전을 철학자의 입장해서 분석해 주는 책으로 수많은 고전중에 무엇일 읽어야 할지 헤메는 독자들에게 최상의 지침서이자 가이드북이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서양고전에 대한 책들은 대부분 번역서가 많은데, 이 책은 국내저자가 저술하여 다른 책들에 비해 읽기가 훨씬 편리하고 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인훈과 이청준의 작품까지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다른 고전 입문서와는 견줄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서 조지 오웰의 '1984'가 미셸 푸코의 논의가 동일한 맥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어렵게만 느껴지던 푸코의 철학까지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또한 마르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작품을 통하여 시간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프루스트의 작품을 꼭 읽어보아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고전문학을 찾도록 도와주고 그 작품이 가지는 사회적 함의를 소개하여 고전을 훨씬 더 친근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철학적 사유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긍정적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장은 카프카의 '변신'에 관한 장이었는데, 이를 인용하면

"만일 우리가 가족을 그의 '어떠어떠함'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사랑한다면, 그 '어떠어떠함'이 변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소설 <변신>은 흉측한 곤층으로의 변신이라는 대담하고도 기발한 장치를 이용하여 잘 보여주고 있다는 거지요

 변신으로 인하여 그레고르는 가족을 먹여 살리던 부양자에서 오히려 가족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착취자, 벌레로 표현되는 원형적인 기생자로 탈바꿈했습니다. 거대한 벌레라는 모습 자체가 기상생활에 대한 상징이며 과시인 거지요. 그러자 가족에게마저 "옆방의 물건은 취워야 한다." 라는 식의 냉대를 받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무서운 진실은 가장 순수하고 가장 아름다운 가족간의 사랑조차 경제적인 관계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카프카의 통찰입니다. 그래서 설사 가족이라고 해도 경제적 관계, 곧 그의 '어떠 어떠함'이 변했을 경우 그에 대한 사랑도 따라서 변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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