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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 개정판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2년 10월
평점 :
고전에 관한 전문가이신 고미숙선생님이 동의보감에 관하여 입문서로 내 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인데,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많은 깨우침과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저자가 집필하게 된 계기가 자신이 몸이 아파 자신의 몸을 돌보다가 우연히 동의보감을 알게되어 이를 공부하고 동의보감에 나오는 각종 치료법과 건강법을 시험하다고 보니 건강이 실제로 많이 좋아지게 되어 대중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모든 위대한 발견은 개인적인 인연에서 출발한다고 하는데 이 책도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공적 영역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동양학에서는 인간은 소우주라고 하고 대우주인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여 지금이 서양의학처럼 자연을 인간과는 별개의 것으로 사유하는 세계관과는 판이하게 다른 유기적 관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특히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의 대부분은 사실 우리의 너무 진화된 생활방식과 관련되 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입니다. 예민한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을 느끼곤 하죠. 예를 들어 고민거리가 있을 때는 소화가 잘 되지 않다가 갑자기 고민이 사라지면 소화가 된다던지, 수험생 시절에 불면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다가 대학에 가면 이 모든 병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지는 예를 들어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건강에 대해서 스스로 자신의 상태에 대해 잘 알면 알 수록 더욱 지혜롭게 이를 관리하여 큰 병을 미리미리 예방할 수 있는데, 동의보감은 현대인들에게 좋은 건강관리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아주 좋은 건강 지침이 될 것입니다.
"노권상은 아무 이유 없이 생길 때가 있다. 꼭 무거운 것을 들거나 가벼운 것을 잡고 하루 종일 힘쓴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한가한 사람에게서 이 병이 생길 땍 많다. 한가롭게 노는 사람은 몸을 움직여 기력을 쓰는 때가 많지 안혹 배불리 먹고 앉아 있거나 눕는다. 이렇게 하면 경락이 통하지 않고 혈맥이 막혀 노권상이 생긴다. 그래서 귀한 사람은 겉모습이 즐거워 보여도 마음은 힘이 들고, 천한 사람은 마음이 한가해도 겉모습은 힘들어 보인다."
"통조림류의 인스턴트 식품이나 전자렌지에 돌리는 음식, 인터넷 혹은 스마트폰의 일상화도 몸의 물기를 바짝 마르게 하는 점에서 조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도시인들이 전반적으로 까칠한 것이다. 조한 기운이 존재 전체를 메마르게 만들고 있다."
"삶의 궤적 현장과는 무관한 허황한 꿈과 희망, 공허하기 이를 데 없는 감동 따위를 연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상화가 태과에 빠진 상태, 곧 '허화'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음허화동'의 증상을 겪는다. 진액이 부족하고 하체가 약하고 뼈가 흐물거리고, 정신은 자꾸만 공중부양을 하고, 그런 점에서 이상화를 어떻게 조절하고 활용할 것인가가 우리시대 '문명생라헉'의 핵심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