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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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그 시대를 통찰할 수 있는 책이라 할 것입니다. 민주화 이전에는 민주화의 필요성을 성찰할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이었고, 지금과 같이 형식적 민주화를 이룬 시대에는 과연 무엇이 화두가 될 것인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한 고민에 대한 한가지 답이 바로 이 피로사회라는 책이라 할 것입니다. 피로사회는 한병철 선생님이 동양적 사유를 터잡아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문명비판서적 입니다. 어려운 용어도 있지만, 현대 철학의 기본적인 용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한번 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피로사회는 과잉긍정성으로 인해 자기착취를 하도록 대중들이 내몰리고, 이러한 자기착취는 burn-out즉 탈진 이라는 결과를 낳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사회 전체는 우울증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이와는 비슷하게 러셀이 쓴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란 책도 참고할 만합니다. 이 책에서는 현대에서는 실업자가 되지 않는한 눈코 뜰새없이 일해야만 하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피로사회란 책과 같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 그래서 이를 테면 박테리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는 적어도 항생제의 발명과 함께 종언을 고했다. 인플루엔자의 대대적 확산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 더 이상 바이러스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면역학적 기술에 힘입어 이미 그 시대를 졸업했다. 21세기의 시작은 병리학적으로 볼 때 박테리아적이지도 바이러스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신경성 질환들, 이를테면 우울증 등이 21세기초의 병리학적 상황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전염성 질병이 아니라 경색성 질병이며 면역학적 타자의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할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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