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VS 실천 - 19세기 찬란했던 승리와 마르크스의 테제 강신주의 역사철학·정치철학 강의 1
강신주 지음 / 오월의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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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 것일까? 같은

고민을 한번씩 하게 되죠..


그냥 피상적이고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도 어느순간이 오면 이렇게 막 살아도 될까하며

고민하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각종 정보와 유튜브 같은 곳에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말 나에게 꼭 필요하고 나와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치있는 것은 참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만 행복하고 즐겁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기 시작하면 인생이 시시해지죠. 그런 순간에 우리는

과거에 진짜 삶을 치열하게 고민했던 선배들의 어깨너머를 주시하게 됩니다. 이번에 강신주선생님이 모셔온 선배님들은 파리코뮌의 전사들과 마르크스, 전봉준같은 동학농민운동가들입니다. 

이 책에서 마르크스의 철학은 한마디로 '대항적 행위'라는 단어로 압축이 됩니다. 즉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가며 수영하는 사람처럼, 온몸으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행위가

바로 대항적 행위라고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마르크스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는 것이죠. 시대나 분위나 대세를 거스리고 오직 자신의 이상을 실천하기위해 몸을 던지는 것이죠.


이 책에서는 이러한 대항적 행위를 실천한 사람들이 바로 파리 코뮌의 전사들이고, 동학농민운동가를 제시합니다. 이들은 보통 실패한 운동으로 폄하되지만, 억압받는 자들의

역사에서는 성공한 러시아혁명보다 더 높이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죠. 즉, 인간이란 존재는

인간다워야 하고 이러한 인간다움은 착취와 예속의 사회를 자유와 평화의 공동체로 바꾸기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속에서 드러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자의 출현과 문명의 어떤 다른 특징들을 관련시키고자 한다면, 우리는 다른 곳에서 그 관련성을 찾아야만 한다. 여기서 항상 수반되는 한가지 현상은 도시와 제국의 형성이다. 이것은 상당수 개인들을 하나의 정치체제 속으로 병항하는 것이자 이 개인들을 카스트와 계급으로 위계화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현상이 문자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순간에 이집트에서 중국에까지 발견되는 발달이다. 이 현상은 인간의 계몽보다는 오히려 인간에 대한 수탈을 조장하는 듯하다. 이 수탈은 노동자 수천 명씩이나 모아서 그들의 체력이 닿는 데까지 강제로 일을 시킬 수 있었다. ..,...만약 나의 가설이 옳다면 의사소통의 한 수단으로서 문자의 일차적 기능은 (다른 인간존재에 대한 )노예화를 촉진하는 데 있다......문자는 인간의 의식을 공고하게 만들지 않았고, 지배를 영속화하기 위해 불가결한 존재가 되어왔던 것 같다. (슬픈열대, 레비스트로스 한길사 p546~548)......통일되고 체계적인 문자가 없다면, 거대한 피라미드도 만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집트왕조도 유지될 수 없었다. 그러니 문자와 숫자, 나아가 음성언어에 대한 교육은 억압체제를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조치였다. 레비스트로스가 "문자", "문명", "수탈", "위계", "건축", "노예화"를 인간농장의 최초 징후라고 독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간을 가축으로 부릴 때 언어는 가장 효과적이고 결정적인 고삐가 된다. (p474-478)


 -기회균등의 논리는 단순하다. 교육의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지니, 성적으로 교육을 잘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만약 증명에 성공한다면 노동자에게는 부르주아에 가까운 삶이 제공될 것이고, 실패한다면 고단한 육체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부와 가난, 혹은 성공과 실패는 주어진 교육의 기회를 잡지 못한 개개인들의 탓이지 사회구조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19세기 이후 의무교육이란 이름으로 강조되었던 교육은 부르주아사회의 새로운 노예, 즉 노동자들을 상호 경쟁으로 내모는 미끼였을 뿐이다. 치열한 경쟁은 억압적 환경 전체를 구조적으로 성찰할 여유를 노동자들에게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본계급이 아니라 동료 노동자들을 적대시하는 잘못된 감성을 노동자들의 내면에 각인했다(p496)


 

 -실제로 부르주아사회에서 갈수록 투표율이 하락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표를 뽑아도 그 대표는 항상 자의적으로 활동하니 다수 국민들은 직감적으로 자신이 거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꽃은 '소환'이다, 결코 선거가 아니다. (p697)


PS: 강신주 선생님을 통해 인간다움을 실천하고 고민한 훌륭한 선배들의 빛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잠시라도 볼수 있고, 느끼고 숨쉴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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