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러한 일이 21세기 초 공화당에서 일어났다. 공화당은시골 지역에 편향된 제도를 기반으로 전국적인 보통선거에서 계속해서 패하면서도 대선에서 승리하고 상원까지(그리고 결국 대법원도) 장악했다. 말하자면 공화당은 경쟁해야 할 동기를 무디게만드는 ‘헌법적 보호 장치의 수혜자가 되었다. 그들은 전국적인선거에서 자동적으로 먼저 출발하는 어드밴티지를 누렸고, 이를통해 경쟁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가 공화당에게 내어준 선거 목발은 공화당의 극단주의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공화당이 ‘전국 선거에서 다수를 확보하지 않고서도 권력을차지하고 휘두를 수 있게 되면서,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근본적인 변화에 적응해야 할 전반적인 동기를 상실해버렸다. 지금 상태로도 그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계속해서 차지할수 있는데, 왜 굳이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노력을 한단 말인가? 공화당 정치인들은 스스로 강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었다. 다시 말해 공화당의 보수주의 기반은 그들을 극단주의로 밀어넣고 있으며, 반다수결적인 제도가 제공하는 선거적 보호망은 이러한 극단주의 흐름에 저항해야 할 동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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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
당신과 내가 지닌 악의 정원

당신에게 정원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곳은 푸르르며 아름다운 꽃으로 무성하다. 하지만 늘 관리를 해줘야 한다. 당신은 매일 정원으로 향하며 성실하게 할 일을 한다. 그럼에도 그곳에는 날마다 녀석이 있다. 바로 ‘잡초‘ 말이다. 가끔은 이 녀석들을 뽑아내는 데성공할 때도 있지만, 그 자리엔 항상 새로운 잡초가 나타난다. 너석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철에는 며칠 관리에 소홀해진다. 그러다 다시 정원으로 나가 보면 잡초는 더 무성해져 있다. 잡초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녀석들은 정원을 점령하고 망친다. - P13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나쁜 감정은 잡초가 아니라 ‘지렁이‘다. 이 녀석은 지면 바로 아래에 살아서 땅을 조금만 파보면 끈적거리고 징그러운 모습으로 흙 속을 휘젓고다닌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지렁이를 역겨워한다. 우리는 꽃만 감상하고 정원에 지렁이가 산다는 사실은 잊고 싶어 한다. 하지만 꽃과 마찬가지로 지렁이도 정원의 일부이며 지렁이가 존재한다는 건 정원이 번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녀석들이 없어지길 바라는건 조화롭고 풍요로운 정원이 없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원을 있는 그대로 사랑스럽게 유지하고 싶다면, 이 꿈틀이 주민을 받아들일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당신이 지렁이를 사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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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산업 후기 지식 경제가 떠오르면서 도시 지역은 경제적 활력과 좋은 일자리의중심이 되었던 반면, 시골 및 오랜 제조업 지역은 침체를 맞이했다." 동시에 이민행렬이 여러 활발한 도심으로 집중되면서 이들지역에서 민족적·문화적 다양성이 높아졌다." 정치학자 조너선로든Jonathan Rodden이 보여준 것처럼,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는 서구민주주의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국 노동당과 독일 사회민주당 및 녹색당, 미국 민주당과 같은 중도좌파 정당들은 점차 도시 유권자의 고향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들 유권자는대단히 현실적이고, 세계적이고, 민족적 다양성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오른쪽으로 기운, 그리고 때로는 극우로 치닫는정당들은 점차 소도시와 시골 지역 유권자를 대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 지역 유권자는 보수적이고, 이민과 민족적 다양성을지지하지 않는 성향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이러한 흐름은 인종에 기반을 둔 정당 체제가 변화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시민권 운동이 일어나기 전, 남부 시골 지역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다. 반면 다른 지역 유권자들은 공화당을 지지했다. 그러나 시민권 혁명이후로 남부 시골 지역의 (백인) 유권자들은 점차 공화당 쪽으로넘어갔다.
오늘날 공화당은 전반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반면 민주당은 도시 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이 되었다." 그 결과, 헌법의 소도시 편향, 나아가 20세기의 ‘시골‘ 편향은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당파적 편향‘으로 진화했다. 오늘날 미국사회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반다수결주의"를 직접 겪고있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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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소수가 반다수결주의 제도를 통제할 때, 역사에서 패자의 편에 서 있었던 이들이 권력에 눈독을 들이게 된다. 독일 보수주의 세력은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고도 정치적 지배를 이어나갔다. 그들은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선택했고 다수가 지지하는정책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소수는 때로 정치 싸움에서 다수를 좌절하게 만들거나 일시적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일은 민주주의 정치에서 일반적인 협상을 통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소수가 계속해서‘ 거대 다수를 이기거나 정책을 강요하는 것, 나아가 그 시스템을 이용해서 자신의 우위를 굳건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그곳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소수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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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받는데, 나도 영감의 존재를 믿기는 한다. 그런데 영감을 불러일으키려면 먼저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뇌에 일정 시간 이상 압박을 줘야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목욕을 할 때 비로소 뒤늦게 답을 얻게 되는 것이다. - P270

공익적 가치가 충분하고 큰돈이 들 것 같지도 않은데 국가 예산으로 그런 사업을 지원하면 좋겠다. 긴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회가 발전한다. 이해와 성찰의 총량이 그만큼 증가한다는 뜻이므로, 반대로사람들이 한 줄짜리 댓글에 몰두하는 사회는 얕고 비참하다. - P286

그렇게 경솔하게들 자기 야심을 드러내다니•••••• 경쟁자가 얼마나 많은데, 실은 선장들의 은밀한 공동체는마냥 훈훈하고 연대감이 넘치는 곳만은 아니다. 우리는 거친 뱃사람들이라. 뭍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고독과 경이를 한번씩 체험하고, ‘내가 이 짓을 왜 하는 걸까,
이번에는 정말 망했다‘는 생각도 꽤 자주 해본 인종들이라.

내가 더 멀리서 죽을 테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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