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잘못이 없는데 부모가 심하게 대하는 데 대해서 힘들었던 순 임금. 그럼에도 부모와 사이가 좋을 수 있었던 이유는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감없이 말하자면 어이가 없었다고 해야할까. 저 대목을 읽는 순간 내 머릿속은 온통 혼란 뿐이었다. "왜?"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되풀이 되었다. 모든 일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심지어 잘못이 없는데.
부모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자신을 다그치고, 몰아세우고, 억압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부모와의 관계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을 것이 아니라 부모와 직접 얘기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문화에서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종속적이다. 부모가 하는 말을 항상 그대로 따라야하는 것, 반항은 하면 안되는 것. 이 모든 것이 말해준다. 외국의 경우는 다르다. 부모는 자식을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바라본다. 부모가 아이에게 "네가 나에게 와주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이 그것이다. 한국은? "내가 너를 낳았다", "너는 내 아이이다." 얼핏 보면 비슷한 듯하나, 실상은 전혀 다른 문장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