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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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 시작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상식이 점점 무너져가고, 사이비와 가짜뉴스가 진실을 속이니 정말 무서운 세상이 올 것만 같아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내 문제만 걱정하고 해결하고 살아가면 될 줄 알았는데, 세상사 모른척 외면하고 살아도 잘 돌아갈 줄 알았는데 이대로 가다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되고, 무력감만 덩그러니 남을 것 같다.


때마침 큰 위로가 되는 책을 만났다. 솔직히 이 책<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의 저자인 칼 포퍼라는 철학자가 누구인지 몰랐고, 그저 작품 제목을 보고 작은 위안이라도 받을까 싶어서 읽었는데 울림과 가르침들이 가득했다. 이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자연철학자 칼 포퍼는 자신의 인생을 바쳐 구축한 역사관과 통찰로 암담한 현실을 대면하는 혜안을 제시하여 지금을 돌아보게 하고, 의심하고 질문하게 한다. 특히 "냉소주의에 빠지지 말라"라는 그의 간명한 한마디는 세상에 대한 냉정하고 회의적이던 태도를 변화시켜서 이해의 시야를 넓혀주고 올바른 현실감각을 갖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능동적인 존재이며,

우리가 맞닥뜨리는 것들을 시행착오 방법을 적용해 끊임없이 시험한다.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p134



이 책에서 칼 포퍼는 자연과학에 관한 문제들과 역사와 정치에 관한 고찰을 겸손한 자세와 친절한 언어로 풀어내었다. 물론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쉽지는 않았다. 나의 얕은 지식과 좁은 이해로는 책의 내용을 온전히 가늠하고 헤아릴 수는 없었지만 다행히 그가 전하는 삶의 철학 몇 가지는 분명하게 다가왔다. 먼저, 칼 포터는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당부한다. 인생은 삶을 위한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과정이고, 이 과정은 시행과 착오를 통해 일어나므로 우리의 시행착오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말한다. 자신의 편견과 잘못된 신념들을 하나씩 찾아내고 제거해나간다면, 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시도해 본다면 이 과정 자체가 문제의 해결책이자 해결된 삶이라 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그렇다. 문제없는 인생은 없다. 우리가 문제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도약의 기회로 삼을 때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자신의 실수와 오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하나씩 제거해나간다면 더 이상 문제는 나의 삶의 발목을 잡지 않게 되고, 오히려 고마운 손님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은 과거를 미래와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과거의 사실들을 역사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판단해 어떤 일이 실현 가능한지,

어떤 일이 도덕적으로 옳은지를 배워야 합니다.

미래를 예언하려고 과거로부터 풍조나 동향을 추론하는 건 아예 지양합니다.

미래는 열려 있기 때문이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p253



저자의 또 다른 조언은 "냉소주의에 빠지지 마라."라는 것이다. 칼 포터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낙관주의는 의무라고 우리에게 말한다. 미래는 미리 정해질 수 없는 것이기에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우연히 들어맞는 것일 뿐이라고 하면서 다가올 미래는 우리 모두의 연대책임이기도 있기에 나쁜 미래를 예측하는 대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고 독려한다. 요즘 치욕적인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했던 나에게 현재의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미래는 과거의 연장이 아니며 과거를 바탕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얼마든지 더 나은 것으로 바꿀 수 있다. 냉소적인 태도를 버리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내가 해야 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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