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감각으로 만들어진 현실을 특이하게 경험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선천적으로 촉각을 인식하지 못해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폴, 바이러스 때문에 안구에 이상이 생겨 이미지가 왜곡되어 보이는 니나, 단순한 코감기에 걸린 후 평생 악취로 고통받는 조앤, 음식을 잘못 섭취해서 냉온 감각이 뒤바뀐 앨리슨,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뱅글뱅글 도는 증상을 느끼는 켈리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감각의 경험이 변형된 사람들의 사례들을 통해 감각정보가 얼마나 중요한 지 그리고 작은 변화나 사소한 문제에도 감각이 거짓말을 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한 지점은 우리 몸의 시스템에는 주요 결점이 있다는 내용이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첫째, 외부에서 퍼부어대는 정보의 양이 너무 방대해 우리의 제한된 신경계는 세상의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한다는 점. 둘째, 우리는 본질적으로 과거에 살고 있어서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세상을 인식하기까지 내재적인 지연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셋째, 감각 정보는 본질적으로 모호하다는 점. 뇌는 단순한 수용기라기 보다 예측기에 가깝기 때문에 잘못 보고, 잘못 듣고, 잘못 느끼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정리하면, 우리의 인식 바탕에는 세상의 모습을 실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어떨 것이라는 예측이 깔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