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 정신과 감정과 고통!
우리는 언제나 오만하게 이런 것들에 대해 언급하곤 하지만
저는 이들이 지극히 약하고 보잘것없고 형체 없는 것이라는 사실에 새삼 경악하곤 합니다.
정신적 고통이 최대 용량에 달했을 때조차도 괴로워하는 몸을,
만신창이가 된 몸을 완전히 파괴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람은 그런 순간에도 쓰러져 죽지 않고, 계속 숨을 쉬며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고통은 비겁합니다.
고통은 살고자 하는 막강한 요구 앞에서는 움찔 물러섭니다.
살고자 하는 요구는 우리의 정신 안에 있는 죽음을 향한 열망보다 더 강하게,
우리의 육신속에 뿌리내리고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