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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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소소하고 단조롭다. 이런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고 답답해서 고역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서, 편안해서 꽤 만족스럽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익숙한 생활만 하다보니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은 더 커지고, 호기심은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웬만해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지 않게 된다. 괜한 모험으로 지금 누리는 평온함을 잃게될까봐.

안정된 일상을 누리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마음의 문도 활짝 열 수는 없을까. 나는 책속에서 그 답을 찾는다. 독서를 통해 낯선 것을 만나고, 생각해보고,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그렇게 얻은 사유로 시야를 넓히고, 낯선 세상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딘 실행력을 가진 나로서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급할 게 없으니 내 방식대로 천천히 해나가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때로는 자기가 정말로 원하는 것과 반대가 되는 것을 해보는 것이 유익할 수도 있다.

자고 있을 때 깨어 있어 본다든지,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정정 속에 있어 본다든지,

자동차를 타고 싶을 때 걸어간다는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작은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느낌과 미지의 길을 발견할 수도 있다.

475. 반대로 하기 p663

책은 제목 그대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다. 세계적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14살 때부터 수집해온 다양한 이야기들과 직접 체험한 일들에 과학적, 문학적 깊이를 더해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책 안에는 죽음, 처세, 신화, 인류, 연금술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폭넓은 이야기 542편이 담겨 있는데, 하나씩 읽어내려가다 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양한 관점과 기발한 발상, 세상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들을 만나볼 수 있다.

늘 좋아하는 주제의 책만 읽다가 온갖 분야의 생소한 이야기들을 만나니 처음엔 낯설었는데 점차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복잡한 머릿속을 환기시킬 수 있었고, 새로운 지식을 쌓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었다. 나이들어 백과사전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늘 같은 것만 보고 듣는 나에게 참신한 자극이 된 책이다.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쓸모가 있건 없건, 중요하건 덜 중요하건, 마음에 넘쳐 나는 이 생각의 흐름을 중단시키는 것.

다시 살아 있는 상태로 돌아올 수 있기는 하되, 마치 죽어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

텅 빈 상태가 되는 것.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는 것.

무가 되는 것. 그것은 하나의 소중한 갈망이다.

447. 무(無)가 되는 것 p632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천재 작가의 빛나는 영감이 고스란히 담긴 비밀노트라 할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는 쏠쏠한 읽을거리와 상상력을 얻을 수 있고, 작가의 애독자라면 거기에 더해 <개미><뇌><신> 등의 상상력 원천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호기심과 상상력의 부재를 느끼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보다 고양된 의식으로 이끄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은 우리의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닦여질 것이다.

그 길을 제대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켜야 하고

한 가지 사고방식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개미들은 우리에게 하나의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개미들의 입장에 서보라.

또한 돌멩이, 구름, 물결, 물고기, 나무들의 처지로 들어가 보라.

425. 그 길은 어떤 길인가? p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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