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다는 착각 -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풀어낸 마음의 재해석
닉 채터 지음, 김문주 옮김 / 웨일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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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는 이유도, 깊이도 없다. 인간은 즉흥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질 뿐이다."

우리는 각자에게 풍부하고 심오한 내면세계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내면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신념, 가치, 희망, 두려움 등이 우리의 선택과 판단, 행동을 지배하여 움직이게 한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상식적인 관점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내면세계는 사실 우리가 매 순간 창작해 내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착각>은 마음 안에 내면세계와 그 세계가 포함하는 신념, 동기, 두려움 등은 모두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마음안에 내면세계와 그 세계가 포험하는 신념, 동기, 두려움 등은 모두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급진적 해석의금 급진적 해석의 인지 과학책이다. 행동과학자인 저자 닉 채터는 이 책에서 인간의 뇌는 즉흥적이면서도 순간적인 행동들을 쉴 새 없이 만들어내는 창조 기관이라고 주장하면서, '마음의 깊이'라는 환상에서 빠져나와 표면적인 '과정'에 집중할 때,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역설한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내면세계는 없다는 것을, 2부에서는 우리 뇌가 내면세계가 아닌 과거의 생각과 경험에 대한 기억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한다.

이 책은 내면세계를 탐구해 자아성찰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놀랄만한 개념이지만 예전의 생각과 행동을 계속 각색하고 변형해서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답안을 제시해 '내면세계의 탐구'가 덧없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어렵지는 않으나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그렇지만 차근차근 짚어 나가다보면 이 책이 말하는 중요한 진실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신념, 욕망, 희망, 두려움은 미리 만들어진 채 기다리고 있다가

언어적인 표현을 통해 하나씩 나타나지 않는다.

좌뇌 해석기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 생각과 감정을 구성해낸다.

part1. 마음의 깊이라는 환상 p161

책에 따르면, 풍부하고 깊은 내면세계, 무의식적 생각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상력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에 '파헤칠 진실'이나 '숨은 동기'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과학이 말하는 진실은 따로 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참고하고 재해석하여 현재를 일관성있게 창작하는 놀라운 뇌의 능력으로 '바로 그 순간' 필요할 때마다 즉흥적으로 신념과 가치, 해석을 만들어 낸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감정은 내면에서 샘솟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몸의 상태를 '읽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석하기 위해 표정을 읽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이 말은 감정의 놀라운 빈약함을 의미한다. 빠르게 뛰는 맥박을 사랑의 신호로, 절망의 위기의 신호로 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비논리적인 해석을 하기 때문에 감정은 순간적인 창작물이자 순간에 대한 단순한 해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우리의 뇌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고 멍청하다는 것을, 또한 신기할 만큼 영리하다는 것을 충분히 납득하게 된다. 우리가 하는 감각적 경험은 생각보다 빈약하다. 우리는 세상을 풍성하고 상세하게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주 한정된 것만 경험한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말, 행동, 감정, 상상은 모두 허술하고 일관성이 없으며 즉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한 번에 하나만 경험할 수 있다. 뇌는 답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요청한 즉시' 정보 토막들을 성공적으로 종합해 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의미'나 '목표' 없이 뇌가 시키는 대로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우리는 과거에 의존하지만 현재를 일관성 있게 자기자신으로 살아간다. 왜냐하면 우리 뇌는 단순히 과거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공명하여 유연하게 재구성, 재창조하여 행동하게 만든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생각과 행동으로 얼마든지 우리의 미래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책은 기존의 마음과 뇌에 관한 개념을 완전히 뒤엎어 우리 마음의 덧없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진정한 자아를 탐구한다거나 일관성 없는 생각과 감정에 의미부여하는 대신, 과거라는 선례를 가지고 지금 이대로에서 시작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음을 주장한다. 마음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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