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 최선의 관계를 찾아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혜연 옮김 / 생각속의집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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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생텍쥐페리의 작품 속 관계에 관한 글들을 모아 만든 잠언집이다. <최선의 관계를 찾아서>라는 부제로도 알 수 있듯이 서로에게 하나뿐인 존재를 꿈꾸고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더불어 사랑, 우정, 죽음, 인생에 관한 작가의 보석같은 문장들로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혼자가 익숙한 지금 이 책을 만나서인지 처음엔 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몽글몽글한 내용들이 간지럽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세상이야기 같아서.. 하지만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보니 나 역시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봤었다는 걸 떠올릴 수 있었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소중한 것에 마음을 집중하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어린왕자>말고는 작가의 다른 책은 읽지 못했는데, 몰랐던 좋은 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좋은 벗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함께 겪은 수많은 추억, 괴로운 시간, 어긋남, 화해, 갈등,,,,

우정은 이런 것들로 이루어진다

우정의 비밀 p073

작가의 문장은 좋은 관계는 열정만 있다고 맺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작은 상처조차 감당하려 하지 않고 수치심에 갇혀 괴로워하며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다. 이런 태도는 타인과 자신을 괴롭히고 나아가지 못하는 삶을 살게 한다. 우리는 불편해도 두려워도 함께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한 번 상처받았다고, 나랑 다른 점을 발견했다고 외면하거나 숨어서는 안된다. 상대를 자신의 기준이 아닌 있는 그대로 보려는 자세와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해 준다면, 상대 역시 신뢰와 사랑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이때 우리는 관계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조종사가 꿈꾸고 있는 행복이란 일상적인 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더 멀고 차원 높은 세계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우리가 여태껏 성장하면서 겪어온 자질구레한 관계나 집착은 깨끗이 단념하고,

그것들을 담담한 마음으로 초월할 수 있어야 한다.

차원 높은 세상으로 p129

조종사가 바라는 세상과 내가 꿈꾸는 세상은 별반 다르지 않다. 너무 충실하지 만은 않은 삶, 남들처럼 살아가려고 바둥거리지 않는 삶을 희망한다. 기쁜 일이 있으면 마음껏 기뻐하고,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별 수 없지’ 하고 담담하게 해내며 먼 훗날의 행복을 찾느라 지금 여기에 있는 만족감을 놓치지 않으며 살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사소한 문제로도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나약한 나를 흔쾌히 받아들이기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인정하고 내려놓아야 두려움이 더 커지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순간순간 해석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겠다고, 진실을 담담하게 그저 지켜보겠다고 분명하게 마음먹고 살아가야 순간이 전부인 삶을 가치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문장은 역시나 순수하고 따뜻하다. 또한 오랜 관조와 사색에서 나온 지혜와 깨달음은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 잔잔하게 머무르고 싶을 때 찾아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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