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따로 있다. 고뇌하는 귀족, 레빈이다. 브론스키에게 청혼받지 못한 키티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레빈은 시골로 돌아와 지내다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티와 결혼을 하게된다. 귀족임에도 농민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그들의 문제를 고민하며 삶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성장해나간다.
톨스토이는 레빈을 통해 자신의 문제의식을 담아냈는데, 특히 형 이반의 임종과정을 지켜보면서 '삶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깊이 고뇌하고 결국 그 답을 찾아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성장할 것이다. 변화에 순응하고 죽음을 기억할 것이다." 책은 삶에 있어 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고, 성장이 멈추는 순간 삶도 행복도 없다, 아직 오지 않은 죽음을 기억하며 변화를 수용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같은 메시지를 전하여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책의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살아가는 모습이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더마다 다른 모양으로 괴로워하는 법이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결혼소설, 가족소설이지만 희망과 긍정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불행하게도 우리 삶에는 무슨일이든 일어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성장할 것이라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한 번 읽고는 이 책의 매력을 모두 발견할 수 없기에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아직 읽지 못하신 분들도 꼭 도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