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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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과학자라 불리는, 하버드대 뇌과학센터장이자 정서신경과학자가 전하는 '최신 뇌과학'이야기.

KAIST 정재승교수가 감수를 맡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뇌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우리에겐 왜 지금과 같은 뇌가 있는가?''뇌는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만들까?'같은 뇌과학의 정수라 할 만한 질문들에 대해 명쾌한 답을 들려주는 뇌과학 입문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뇌는 우리가 죽을때까지 쉼 없이 작동하는, 복잡한 체계를 가진 네트워크로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다음을 예측하고, 타인의 뇌와 상호작용하여 여러 감정들을 만들고, 과거 기억과 경험을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창조하며 살아간다고 설명하고, 보다 열린 태도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타인과 소통하라는 따뜻한 조언도 곁들인다. 생각보다 아담한 사이즈인데다가 어려운 전문용어도 거의 없어서 부담 없이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보기 드문 뇌과학책이다.

1/2강. 아주 짧은 진화학 수업 :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1강. 오래된 허구를 넘어서 :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2강. 인간의 뇌를 만드는 방식 : 뇌는 '네트워크'다

3강. 인간의 양육에 관하여 :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4강. 당신보다 뇌가 먼저 안다 :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5강. 타인의 뇌라는 축복 또는 지옥 :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6강. 다양성이 표준이다 ; 인간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7강. 뇌 속에 존재하는 세계 : 인간의 뇌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 거리가 되는 개념들을 설명하고, 최신 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의미 있는 결과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저자는 기존의 '삼위일체의 뇌 가설'(우리 뇌가 파충류의 뇌(생존 뇌), 포유류의 뇌(감정적 뇌), 인간의 뇌(이성적 뇌)로 이루어져 있다)은 인간이 매우 커다란 대뇌피질(이성적 본성)을 가졌다는 점에만 주목하여 만들어진 허구임을 역설하고, 인간의 뇌는 세 겹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진화의 시간을 거치는 동안 점점 커지면서 재조직되었다는 놀랄만한 결론을 제공한다. 즉, 인간의 뇌는 세계가 아니라 하나다. 커다란 대뇌피질은 신체 크기에 비례한 것일 뿐, 인간의 뇌는 다른 포유류의 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 말하는 합리적 사고 역시 때때로 비합리적으로 작동한다. 위험이 없을 때도 과거 비슷한 경험 때문에 예측을 잘못해서 불안을 느끼게 해 비축할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써버리기도 하니까. 그러니 자신의 감정(뇌)을 너무 믿지 말자. 우리는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다.

인간의 뇌는 단순히 세상에 반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예측하며 심지어 스스로 배선을 바꾸면서 자신의 경험을 만들어 간다.

우리는 어제와 다르게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를 가지며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토록 특별한 뇌과학> p101

책은 뇌가 눈앞에 있는 시각 정보를 감지해서 마음속에 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구성한다는 믿음 역시 틀렸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뇌는 정확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살리기 위해 배선되어 있어서 매 순간 스스로에게 '마지막으로 이와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내 몸이 지금과 비슷한 상태였을 때, 그때는 이다음에 무엇을 했지?'라는 질문을 던져, 생존과 번영을 돕는 적절한 행동 계획을 제공한다. 즉, 우리가 보는 것은 세상에 있는 것과 우리 뇌가 구성한 것을 조합이고(다른 감각들도 마찬가지다), 이를 기반으로 뇌는 우리가 인식하기 '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행동한다. 문제는 이런 행동을 개시하는 예측들은 난데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 과거 경험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좀 더 나은 예측을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야 한다. 과거 경험을 바꿀 수는 없지만 새로운 경험을 통해 미래 예측을 바꿀 수 있으니까. 오늘 충분히 연습해서 익힌 행동을 내일 자동으로 하게 된다는 것, 그 결과로 우리 자신과 주변 세상을 다르게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우리는 무엇에 자기 자신을 노출시킬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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