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마음 - 심리학, 미술관에 가다
윤현희 지음 / 지와인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그림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채워주고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만났다. 화가들의 삶과 작품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미술의 마음>이라는 책이다. 일반적인 미술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책과는 달리, 이 책은 밀도 높은 심리 이론과 미술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그림을 통한 치유와 회복이라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담겨있다. 심리학과 미술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대충 흝어만 보고도 '소장각이다' 할만한 책이다.

책은 총 5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어떤 그림을 보면 자신감이 올라갈까? 2부. 색깔들은 심리를 어떻게 표현하나? 3부. 내향적인 성격을 어떻게 다룰까? 4부. 현대인의 불안을 다독이려면? 5부. 인간이 볼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드러내나 등. 각각의 테마속에는 렘브란트, 모네, 로스코 등과 같은 미술계 거장들의 인생과 그들의 작품 속 감춰진 심리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 있다.

진부한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것은 예술가만의 특권은 아니다.

우리의 시선이 머무르고 사소한 것들이 의미를 부여받을 때,

특별하지 않은 듯했던 일상은 꽃이 되고 예술로 환생한다.

<미술의 마음> P080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이 나에겐 다소 낯설고 버겁게 느껴졌다. 그러나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필력 덕분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작품들과 교감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렘브란트의 40점이 넘는 자화상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모네의 그림들은 괴테의 '내부의 빛과 외부의 빛은 서로 감응한다'는 통찰을 주었다. 북반구 화가인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일조량과 마음건강 그리고 창의성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미국 화가 하삼의 빗물에 젖은 도시 그림으로 '날씨가 감정과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감했다. 이 책의 작품들을 완벽히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작품 속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고 보니 이전과는 달리 새롭게 보인다. 많이 알수록 더 많이, 더 깊이 볼 수 있음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미적 감성을 각성시켜,

보다 건강한 정신 상태에 이를수 있도록 삶을 환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미술의 마음> P220

최근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 심리 치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림 속에는 감정과 생각, 무의식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림과 교감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치유와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술의 마음>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창작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의 날카로운 관점과 쌓인 내공이 느껴지는 풍부한 해설로 예술적 성장과 정서적 각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만, 한번 읽어서는 안되고, 여러 번, 두고두고 읽어야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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