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기술 기자처럼 글 잘쓰기 1
배상복 지음 / 이케이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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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력이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읽는 이가 어떤 사람이든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끝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게끔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을 말한다.

글을 잘 쓰느냐, 못 쓰느냐는 결국 문장력에 달려 있다.

<문장기술> 프롤로그 p010

<문장기술>은 2005년 초판 발행 이후 37쇄를 거듭하며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현대 문장론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책이다.

글을 잘 쓰고 싶으면서도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글쓰기가 부담스러웠던 내게 이 책은 문장의 기본 원칙만 잘 지키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일깨워 준다. 저자는 오늘날 명문이란 멋진 단어나 미사여구를 아로새긴 문장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상대방에게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고, 재미를 줄 수 있는 글이라 말하면서 잘 쓰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끔 쉬운 말로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구체적이면서 실질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기자 출신의 저자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정리한 '문장의 십계명'이다. 글쓰기가 특별한 노하우가 아니라 자기를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문장의 십계명

1.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라

2. 중복을 피하라

3. 호응이 중요하다

4. 피동형으로 만들지 마라

5. 단어의 위치에 신경 써라

6. 적확한 단어를 선택하라

7. 단어와 구절을 대등하게 나열하라

8. 띄어쓰기를 철저히 하라

9. 어려운 한자어는 쉬운 말로 바꿔라

10. 외래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알라

익히 들어본 조언이지만 다른 책들과 달리 특별하게 느껴진다. 복잡한 이론은 아예 배제되어 있고, 쉬운 설명과 적절하고 다양한 예시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훨씬 이해가 쉽고 적용하기에 좋다는 게 그 이유다. 이 중에서 2. 중복을 피하라에 대한 예를 들면, 명사를 나열할 때 들어가는 ~의 (예) 소득의 불균형, 식생활 개선), 문맥상 복수임을 알 수 있는 글에 들어가는 ~들(예 : 선생님들, 학생들), 그 ~을 통해, ~에 대해 등 늘어지게 만드는 표현들은 모두 불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빼는 게 낫다. 강조하려고 쓴 겹말도 조심해야 한다. 곧바로 직행한다, 더 선호한다, 중대한 기로에 등은 중복된 의미로 하나를 빼거나 다른 말로 바꾸어 줘야 깔끔한 문장이 된다. 이외에도 주의해야 할 표현이나 원칙이 많아 반복해 읽다가 이전에 썼던 내 글에 적용해보니 역시나 꽤 많은 '군더더기'와 잘못된 표현이 있었다. 멋진 글을 쓰겠다는 욕심보단 못난 글을 쓰지 않겠다는 노력이 먼저라는 것을 책을 통해 깊이 실감했다.

가능하면 접속사 없이 글을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접속사 없이 각 단락과 문장을 부드럽게 연결하도록 노력해야 글쓰기가 발전한다.

접속사 없이도 문장이 물 흐르듯 부드럽게 굴러간다면

이미 수준급의 문장력에 도달한 것이다.

_ 접속사가 없어야 좋은 문장 p218

책에는 기타 글쓰기에 필요한 요령과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을 친절하게 풀어 설명하는 칼럼도 실려 있다. 기억해두고 싶은 조언들을 남겨본다.

- 도우미는 소리 나는 대로 적은 잘못된 표현방식이라 '돌봄이'가 맞다. 같은 이유로 '알림이' '지킴이''배움이'가 정상적인 표현이다.

- '그녀'는 she를 번역하는 말로 흔히 사용하지만, 남녀 구분 없이 '그'를 쓰면 된다. '그남'을 가정해보면 '그녀'가 어설픈지 알 수 있다.

이제 와서 사용하지 않을 순 없지만 남용하지는 말아야 한다. 말할 때 '그녀'라 하지 않듯, 글 쓸 때도 얽매일 필요는 없다.

- '-다' 다음에 '-라고''-라는' 등 라를 붙이는 것은 기형적 말투로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표현이다.(예: 가르친다라는 것은 - 가르치는 것은)

- 논리적인 글이라면 가급적 구어체 표현은 피한다.(예: 안 좋아한다 -> 좋아하지 않는다, 장담 못 한다 -> 장담하지 못한다)

- 조사 '-의'를 줄여 쓰자.(예 :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렸다 -> 스스로 약속을 저버렸다,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해야 -> 저마다 소질을 개발해야)

책은 문장력을 길러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핵심 주제를 친절하면서도 쉽게 설명해 준다.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최대한 많이 쓰고 '기본 원칙'을 따라 요리조리 다듬으면, 결국은 좋은 글이 나온다는 사실을 읽으면서 깨닫게 한다. 명쾌한 결론이라 쉬울 것 같지만 꾸준함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노력이라 생각한다.

<문장기술>은 한번 읽고, 꽂아 두는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따라 하면서 익혀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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