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등산 - 나만의 취미로 삶의 쉼표를 그리는 본격 등산 부추김 에세이
신경은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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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속절없이 흐르는데 남는 건 없는 느낌. 요즘 내가 그렇다. 뭘 해도 진심이 없고, 그러니 감흥도 없는. 번잡한 것들을 피해 평안하고 자유롭게 지내겠다는 다짐이 오히려 '텅 빈 시간'이라는 부작용만 만들어낸 것 같다.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되겠기에 우선 부담 없이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등산을 시작하고부터 내 삶도 조금 더 풍요로워진 거 같다.

어떤 산에 갈지 생각하고 찾아보는 과정이 설레고,

산에 오를 가방을 싸는 일 자체가 삶에 묘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늘도, 등산> p006

책<오늘도, 등산>에는 의욕만 앞서고 끈기는 부족한 평범한 직장인의 '등산 예찬 기록'이 담겨있다.

저자는 어떻게 등산을 즐기게 되었는지, 등산의 매력은 무엇인지, 등산을 하면서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들려주어 독자들이 산의 매력을 푹 빠지도록 부추긴다. 가벼운 에피소드가 주를 이룰 거라 생각했는데 경험으로 깨달은 값진 정보도 소개되어 있어 등산이 처음인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실행력을 불러 일으킨다.

등산지도 앱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자주 사용하는 앱은 트랭글이다.(...) 중간중간 내 속도와 진행 시간을 체크해 주고,

정상 인간에선 정상에 거의 도달했다는 안내를 구간별로 음성 지원해 주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_p052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기록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는데, 이런 기록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산에 다닌다는 것에 더 뿌듯함을 느낀다.

또, 지난번 산행에 걸린 시간이나 코스 기록 등을 찾아보는 게 의외로 재밌다. _p052

등산 초보라면 되도록 젖은 산은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비가 올 때도 그렇지만 오고 난 후에도 당분간 모든 지면이 미끄러워 다칠 확률이 높으니까.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온몸에 힘을 주게 되는데 그것 또한 체력 소모가 엄청나서 평소의 두 배는 힘이 든다. _ p110

저자는 입사 4년 차에 무료한 일상을 탈출하고자 등산을 시작했고, 첫 산행에서 산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 지금도 '1주 1산'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가 느낀 산의 매력을 조금 풀어보면 이런거다. 산에 오르면 일상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 잡생각도 사라지고, 산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작은 성냥갑일 뿐, 인생에서 크게 여겼던 것들이 실은 아주 작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해 조급했던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게 해준다고. 한마디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일상에 활력을 주고 싶다면 산이 주는 매력에 빠져보라는 얘기다.

생각해 보니 오래전에 등산을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뭣 모르고 그럴싸한 장비부터 사들였고, 체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험준한 곳으로 첫 등산을 시작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실패'다. 나는 그때 '악'자가 들어가는 산이 험준한 산이라는 걸 미처 알지 못했고, 내가 살던 곳에서 관악산까지의 접근성도 나빠서 더 힘들었다. 그러니 산행 이후 체력이 완전히 소진되고, 전신이 아파서 등산은 나랑 맞지 않는 취미라 단정짓고, 다시는 산에 오르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참 후회스럽다. 등산가이드라도 읽어볼 생각은 왜 안 했는지. 에베레스트를 오를 것도 아닌데 전문 장비는 왜 무겁게 갖추고 갔는지 말이다. 이번엔 무조건 동네 뒷산부터 오를 생각이다. 가볍고 편한 옷차림으로 부담 없이 다니면서 산에 오르는 즐거움을 쌓아 나가야지. 한 걸음 한 걸음 과정에 의미를 두다보면 나 역시 산이 주는 기쁨을 누리게 될 테니까.

열정적으로 산에 오를 때 비로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도전은 일단 내가 움직여야만 시작되는 것이다.

<오늘도, 등산> p128

베테랑 등산인이 읽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산 무식자'에게는 짧고 쉽게 등산의 매력을 일깨워줘서 괜찮았다. 입덕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가까운 동네 산은 꼭 오르리라 마음먹게 해주었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등산을 취미로 삼아보고 싶다면 가볍게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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