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루스 웨어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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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애거사 크리스티'라 불리우는 루스 웨어의 신간 소설<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책은 교도소에 복역중인 주인공이 유명 변호사에게 자신의 결백을 알리고자 편지로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는 서간체 형식의 소설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는 꽤 오랜만이라 한껏 기대에 부풀어 읽었는데 장르적 재미와 긴장감,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변호사님, 제가 누군지 모르시겠죠.

그래도 제발, 제발, 저를 좀 도와주세요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p009

​스물일곱 살의 아이돌보미 로완은 그녀가 맡아 돌보고 있던 여자아이를 죽인 죄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녀는 교도소 내에서 유능하다고 소문난 한 변호사에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자 편지로 아주 상세한 전후 사정을 들려준다.

주인공 로완은 높은 연봉과 숙식, 자동차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헤더브레 저택의 입주 아이돌보미 광고를 보고 지원한다. 이 조건들이라면 현재 자신의 막막한 처지를 단번에 바꿔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너무 좋은 일은 받아들이기 전에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는 사실을.

여기 오지 마세요.

여긴 안전하지 않아요.

유령들이요. 유령들이 싫어할 거예요.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p105

바람대로 로완은 헤더브레 저택에 입성했다. 그녀는 면접 과정에서 아이 돌보미들이 얼마 못 가 일을 그만둔다는 말을 들었지만 살짝 신경이 쓰였을 뿐,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러기엔 헤더브레 저택의 모든 게 너무나 완벽했다.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을 만큼!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들이 일찍 그만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곳곳의 감시카메라, 골칫거리 아이들, 날마다 벌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 그리고 사장의 추행. 모든 것이 다 잘못되었다!

로완은 점점 더 꼬여만 가는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워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 하는데 바로 그때, 벌어져서는 안 될 사건이 벌어진다.

애초에 제가 감옥에 들어온 건 제가 쓰고 있었던 가면 때문이었어요.

이력서에는 오점 하나 없는 완벽한 아이돌보미 로완이라는 가면이요.

그 깔끔하고 밝은 가면 뒤에는 완전히 딴 사람이 숨어 있었어요.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p249

소설은 아주 세세하게 사건의 전후 사정을 알려주면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지만, 결국 말미로 가서야 비로소 모든 이유가 명백히 드러난다. 헤더브레 저택에는 그녀를 쫓아내고 싶어 하는 사람과 지키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 또한 헤더브레 저택에 온 다른 이유가 있었다. 결국 숨겼던 그 이유가 그녀를 곤란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꼴이 되었지만. 조금만 일찍 그 이유를 털어놓았더라면 그런 끔찍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녀의 운명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

책은 말하듯 편하게 편지 형식으로 풀어내려 가서 살짝 부담스러운 분량임에도 술술 읽혔고, 세밀한 상황 묘사에 주인공의 감정에 강하게 이입돼 종국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반전의 반전을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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