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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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간세계의 흥망성쇠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세속을 초탈해버린 최고조의 경지에서 봤을 때

잠시 잠깐 출세를 하면 무엇하며, 돈을 번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장자의 비움공부> p256

나에게 행복한 삶이란, 값비싼 외제차와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꾸려 애쓰지 않는 삶이다. 타인의 인정 대신 자기 자신을 채우고 돌보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는 삶이기도 하다. 즉, 받아들임=내려놓음(비움)의 마음자세로 살아가는 삶이다.

오랜 시간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았다. 남들처럼 살고 싶었고, 그렇게 살아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욕망에 집착할수록 행복이 아닌 불행 속에 살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 '비움'공부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예전과 다름없는 일상에서 반복된 습관으로 단단하게 굳어진 나의 정체성 때문에 단박에 삶이 달라질 리 만무하다. 자기 성찰과 좋은 깨달음을 연료 삼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책<장자의 비움 공부>에는 바로 이러한 삶의 태도를 다잡을 수 있는 비움(내려놓음)에 대한 철학이 담겨있다.

"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꿈속에 내가 있었던 것일까."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그런데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지 아니면 장자가 잠깐 나비가 되었는지

구분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꿈과 현실은 맞닿아 있다.

우리는 현실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현실 세계는 한바탕 꿈과 같기 때문이다.

<장자의 비움 공부> p006~p027

쉽지 않은 장자의 철학을 인문학자인 조희가 재해석하여 풀어낸 이 책은 장자의 핵심 철학인 '비움'을 통해 쓸데없는 것들로 채워진 내면을 비우고 자신의 본연과 만나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저자는 비움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특징에 맞는 자신만의 것을 발견해 가꾸라는 뜻이라 해석하며 장자의 가르침을 전한다. 특히 고전의 권위를 내려놓고 현실에 맞게 풀어낸 책이라 더욱 진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옛날의 진인(도를 깨우친 사람)은 삶을 기뻐하거나 죽음을 미워하지 않았다.

또한 태어남을 기뻐하거나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진인은 하늘에서 생명을 받았음을 기뻐하면서도

죽으면 의연히 자연으로 돌아간다.

진인은 마음으로 도를 새기고, 인위적으로 하늘의 뜻을 저버리지 않는다.

진인의 마음은 속세를 떠나 고요함을 유지하고,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온 사물과 조화를 이루니

감히 그 마음의 바닥을 짚을수가 없다.

<장자의 비움 공부> p086~087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자의 철학과 불교 철학은 서로 닮은 데가 많다.

두 사상 모두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실체가 없는 삶에 대한 집착 때문이고, 그런 마음을 깨달아 삶을 무의미하게 바라보고 죽음도 초월할 수 있어야 진정 해탈한 삶을 살수 있다고 말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불안과 걱정이 많은 내게는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사상이지만, 한편으로는 안일하고 비관적으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언어의 한계일 뿐, '비움=내려놓음'은 현실에 안주하라는 뜻이 아니다. 책을 읽어보면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책은 세상이 만든 기준을 뛰어넘어 '자유인'이 되어야, 즉 자신만의 목표와 인생관을 갖고 있어야 평온한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장자의 진정한 가르침을 전한다.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애쓰지 않으며 마음이 따르는 대로 삶을 실천하는 것! 이것이 바로 비움 공부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실이나 사람이 만들어낸 도리는 세워지면 무너지고, 모가 나면 깎이고, 높아지면 구설수에 오르고, 마음먹고 행하면 그릇되고, 현명하면 모함받고, 어리석으면 속게되니 어찌 화를 면할 수 있겠는가. 슬픈 일이다. 자네들은 자연의 도에 따르는 것만이 화를 면할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자의 비움 공부>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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