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자의 철학과 불교 철학은 서로 닮은 데가 많다.
두 사상 모두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실체가 없는 삶에 대한 집착 때문이고, 그런 마음을 깨달아 삶을 무의미하게 바라보고 죽음도 초월할 수 있어야 진정 해탈한 삶을 살수 있다고 말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불안과 걱정이 많은 내게는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사상이지만, 한편으로는 안일하고 비관적으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언어의 한계일 뿐, '비움=내려놓음'은 현실에 안주하라는 뜻이 아니다. 책을 읽어보면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책은 세상이 만든 기준을 뛰어넘어 '자유인'이 되어야, 즉 자신만의 목표와 인생관을 갖고 있어야 평온한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장자의 진정한 가르침을 전한다.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애쓰지 않으며 마음이 따르는 대로 삶을 실천하는 것! 이것이 바로 비움 공부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실이나 사람이 만들어낸 도리는 세워지면 무너지고, 모가 나면 깎이고, 높아지면 구설수에 오르고, 마음먹고 행하면 그릇되고, 현명하면 모함받고, 어리석으면 속게되니 어찌 화를 면할 수 있겠는가. 슬픈 일이다. 자네들은 자연의 도에 따르는 것만이 화를 면할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자의 비움 공부> 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