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이 상처를 잘 받는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해도, 거침없이 공격해와도 딱히 대응하지 못한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정색을 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내가 솔직해서 그래. 다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까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마."라는 말로 자신의 배려 없음을 우리의 문제로 덮어씌워 버린다. 그래서 졸지에 우리는 호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예민한 사람이 된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는 어이없는 순간이다.
저자는 그들이 논리적 대안, 합리적 의심, 진정한 위로라고 포장하지만 실은 우리를 희생시켜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고 본인의 우위를 확인하려는 "우정 사기꾼", "감정 뱀파이어"일 뿐이라고, 우리가 극도로 예민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고 선을 넘은 건 그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 내가 아니 우리가 이유 없이 예민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개념 없는 말과 행동이 우리를 자극해 예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가 너무한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그들에게 우리의 시간과 감정을 맘껏 열어둬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