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서를 자주 읽어본 사람이라면 제목만 다를 뿐, 내용은 거의 비슷해 실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은 외적인 것이 아닌 무의식적 습관 때문이다',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대면해야 벗어날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호흡, 기록, 운동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등등. 그래서 굳이 여러 권을 읽을 필요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심리서를 찾아 읽는다. 왜냐하면 심리서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같지만 각각 전달 방식이 달라 와닿는 느낌이 다르고,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 번 읽는다고 해서 책에 담긴 내용이 내 것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확실히 각인시키고 습관화하기 위해 여러 번 읽고 정확히 읽으려 한다. 무엇이든 극복하려면 무한 반복이 최선이니까.
명심하라. 불안은 습관이다.
새로운 습관을 익히려면 일정한 시간을 두고 꾸준히 새로운 생각과 행동방식을 되풀이해 연습해야 한다. /p.12
이 책 <불안할 때, 심리학>은 베스트셀러 <감정사용 설명서>의 저자인 심리학자 도리스 볼프의 신작이다. 책은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변화시키며, 불안과 대면하는 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워크북이다. 말하자면 한번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닌 읽을 때마다 방법을 달리하며 시간과 공을 들여 수업하듯 읽어야 하는 책이란 얘기다. 저자는 자신의 불안을 인정하고 그 이유를 찾아내면 분명 불안을 떨쳐낼 수 있다고 단언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변화의 길로 나아가려면 새로운 사고, 새로운 행동방식을 되풀이해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전략들은 그동안 익히 알던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반복 설명하고 있어 처음 심리서를 접하거나 불안에 취약한 독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책은 총 5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에선 불안이 어디에서 오는지 설명한다. 아주 경미한 불안을 느끼는 경우는 원인만 확실히 알아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PART 2에서는 불안을 떨쳐버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구체적 대상이나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거나 불안 횟수가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는 책에 나온 방법대로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PART 3에서는 가장 흔한 불안이 광장공포, 공황장애, 예기불안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PART 4에서는 긍정적 자세에 대해, PART 5에서는 불안을 이겨낸 사례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