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년이 된다>는 <카모메 식당>의 저자 무레 요코가 중년과 갱년기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쓴 에세이다. 49세 독신인 저자가 갱년기와 마주하게 되면서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담아내 중년들에게는 공감대를 자극하고, 아직 그 시기가 오지 않은 이들에게는 서서히 마음 준비를 하게 해준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책에는 중년의 신호를 겪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끄덕거리며 읽을 수 있을만한 25편의 에세이가 실려있다.
'거울속에는 내가 모르는 낯선 아줌마 아니 아저씨가 있고, 까닭없이 짜증나고 우울하고, 냉증과 건조감은 더 심해지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등등' 저자가 써내려간 증상들은 경중에 차이는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남의 얘기가 아닌 다 내게도 해당되는 얘기들이다. 이제 나이를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하나둘씩 나타나는 중년의 징후들은 '나도 이제 늙었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저자는 어쩔 수 없는 이 과정에서 가장 좋은 대처법은 무엇이든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가는 것을 인지하고 좋은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라 말한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이해해주며 긍정적으로 헤쳐나가자고 말이다.
한번 켜진 몸의 스위치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느긋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저자 말대로 '내 마음같지 않아지는' 몸의 변화는 힘들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도 정신적인 문제는 정말 쉽지 않다. 한번 정상범주에서 이탈하면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렵다. 작은 일에도 쉽게 우울하고 불안하고, 이것이 호르몬탓인지 성격탓인지 자책하게되고, 일상이 쉽게 감정에 휘둘려 무더지게 된다. 이럴 때 해답은 무엇일까? 사실 뾰족한 방법은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받아들이고 느긋해지는 수 밖에. 저자도 같은 말로 조언한다. 조금 느슨해지라고. 마음이 스스로 이겨낼 때까지 시간을 주라고. 그렇다.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고, 나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애쓰지 말고, 저항하지 말고, 나와 친해지면서 더욱 나를 사랑해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