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금부터 당신의 의식 아래 켜켜이 쌓여 있는 기억의 지층들을 함께 발견해 보기로 해요.
당신을 당신이게 만드는 바로 그것을 말이에요. 심층 기억을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되셨어요? "
/ p.17 <기억 1 중에서>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의 소설은 놀랍도록 독특하면서도 쉽고 재미있다. 또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쓰인 탄탄한 스토리는 소설인 줄 알면서도 번번이 사실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새로 출간된 장편 소설<기억 1,2>에서도 베르베르는 전생과 최면, 그리고 미지의 세계 아틀란티스를 소재로 삼아 인간의 인식과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주인공이자 역사 교사인 르네가 <판도라의 상자>라는 마술 공연장에서 최면 체험 대상자로 선택되어 전생의 기억을 엿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르네는 최면이 끝난 뒤에도 그 강렬한 기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사람을 죽여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된다. 처음엔 이 모든 상황이 마술사 오팔이 심어놓은 가짜 기억일 거라 믿고, 원래대로 되돌리려 다시 '무의식의 문'으로 들어가지만 오히려 자신의 전생들과의 소통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