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의 원인을 세로토닌 불균형이 아닌 염증에서 찾는 정신의학 대중교양서. <염증에 걸린 마음>.
오랜 시간 세상은 우울증을 순전히 마음의 문제 아니면 뇌의 문제라고 바라보았다. 달리 말해 '몸과 마음은 따로'라는 이원론적 사고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점점 밝혀지는 과학적 증거들은 이제 우울증에 대한, 마음과 몸의 관계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우울증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꺼리들을 제공하고, 새로운 치료의 가능성을 선보인다.
책은 "몸의 염증이 뇌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일으킨다."라는 분명한 사실을 비범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설득력있게 규명해낸다. 상당한 의학 지식이 있어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은 전문용어가 등장하지만 이 책은 염증과 우울증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알아듣기 쉬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이제는 생각의 틀을 과감히 바꾸어야 할 때다"
30년 전, 뇌 속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가설하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인 '프로작'(항우울제)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이 획기적인 치료제는 모든 환자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일부에게는 분명 효과가 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 걸까? 왜 모두에게 항우울제가 듣지 않는걸까? 저자는 그 원인이 '염증'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흥미로운 이론은 우울증을 순전히 마음의 문제라고 보는 그동안의 관점에서 벗어나 몸 역시 우울증의 근원 중 하나라고 보는 관점으로 바꿔 신경 면역학, 뇌과학, 정신의학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다.
"뇌는 신체의 면역계와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혈뇌장벽을 가로지르는 여러 경로를 통해 뇌와 신체는 자유롭고 편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책은 염증과 우울증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사회적 스트레스가 신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스트레스, 염증, 우울증의 악순환, 그리고 그 순환을 깨는 방법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