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중입니다 - 울지 않던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기까지
김이형 지음 / SISO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 마음의 상태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스스로가 조금 다르다는 사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가의 소개글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 왠지 이 책에는 내가 겪었던 상처의 과정들이, 내가 듣고 싶던 위로의 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어쩌면 저자와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인 없는 이들에게는 수기 느낌의 글이 크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같은 아픔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저자가 지난 시절의 나약함과 불안을 돌아보며 당시의 조금은 색다른 심리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한 심리 에세이다. 저자는 심리적 나약함은 완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조절해야 하는 것임을 깨닫고, 소중한 경험들로부터 해답을 찾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장은 심리적 나약함으로 괴로웠던 경험과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2장은 지금의 모습에

가장 영향을 끼쳤던 어린 시절 이야기가, 3장은 경험으로부터 습득한 마음의 괴로움을 다스리는 방법을 활용하여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는 자신을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 소개한다. 불안을 많이 느끼고, 강박도 심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심하게 흔들리고, 작은 일에도 자주 긴장하는. 아니 그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 나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때는 나도 '나만 왜 이렇게 힘들까?''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할까?'를 고민했었다. 그러다가 나의 나약함을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됐고,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나만 유별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나약함은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심리적 나약함이란 완치 가능한 종류의 것이 아니다.

약함을 인정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하루하루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p.11

저자는 복잡한 심리와 싸워가면서 심리적 약점을 인지하고 약점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힘든 감정들과 고군분투하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그 과정에서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그러니 조금만 느슨하게 여유롭게 마음 갖자고 스스로 만든 족쇄에서 자유로워지자고.

"심리는 개조하는 게 아니라 조절하는 것이다"

충격적인 사건을 만날 때 우리 몸 안에는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에너지가 넘쳐흐르게 된다.

이 에너지가 적절하게 방출되지 못한다면 신경계 안에 갇히게 되어 트라우마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몸을 떤다든지 운다든지 하는 신체적인 행동을 통해 부정적 에너지가 제때 방출되면 트라우마는 개선될 수 있다. p.185 책 속에 인용한 <내 안의 트라우마 치유하기>중에서

저자가 소개한 피터 A. 레빈의 연구결과를 보면 외상 후스트레스 장애 즉, 트라우마는 개선될 수 있다.

위 내용은 한마디로 트라우마가 원인이 되어 쌓인 부정적 에너지를 방출하려면 신체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물론 내면의 부정적 에너지가 모두 트라우마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괴로운 감정이 올라올 때 가만히 있지 않고, 심호흡, 걷기, 뛰기 등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만 나에게 적용하면 된다. 증상이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움직이자!

"걷고 있는 이 길이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걷기, 독서, 휴식 그리고 약물치료를 통해 저자는 지금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미래도 그럴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어느 한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하게 삶의 방향이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마주하는 상황을 직시하고 그때그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다른 이의 경험과 지혜는 강력한 힘이 될 테니까. 어떤 상황도 빠져나갈 수 있는 돌파구는 있다.

"막혀 있어 걸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길도 반드시 또 다른 미래로 이어져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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