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에세이를 즐겨읽는다. 맘 터놓고 저자와 이야기 나누는 느낌 때문이랄까.

특히 공감하고 위로받았던 책에 대한 내용이라면 최고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는 '책 읽어주는 남자'로 여러 채널을 운영하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진행하는

북 테라피스트 전승환이 '내 맘 알아주는 문장들'을 자신의 경험담에 녹여낸 인문 에세이다.

저자는 힘겨운 일들을 나 혼자서만 겪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우리는 큰 공감과 위로를 받게 된다고 말하며 인문고전에서 철학, 문학, 에세이까지 그가 선별한 130여 편의 '인생의 문장들'을 들려준다.

“좋은 글을 읽고 있으면 마법의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글에 담긴 희로애락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모든 삶과 감정이 담긴 문장은,

단 몇 줄에 불과한 짧은 글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는 인생의 문장이 됩니다.(p.311)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경험과 감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을 통해 공감과 이해를 받고, 삶의 고민들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저자가 소개하는 '인생의 문장들'로 따스한 온기와 희망 그리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좋은 글에는 우리를 계속 전진하게 하고 암흑 같은 시기에 우리를 구원하는 힘이 있음을 일깨우는 책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 하나를 소개해본다.

저자는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단단한 자존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건넨다.

한 스님이 절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공사를 마치고 보니 한쪽 벽면에 벽돌 두 장이 눈에 거슬리게 튀어나와 보였습니다. 벽을 지날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누가 그 벽 앞에 서 있으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방문객이 그 벽을 보더니 정말 아름다운 벽이라며 칭찬을 했습니다. 스님은 의아해하며 벽 돌 두 장이 튀어나와 있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방문객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 눈에는 잘못 얹힌 벽돌 두 장도 보이지만, 그보다는 훌륭하게 잘 쌓여 있는 아흔여덟 장의 벽돌이 더 잘 보입니다." (p. 257~ 258)

유독 단점을 크게 생각하는, 자신감이 없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나에게 이 이야기는 스스로를 그렇게 평가절하하지 말고, 갖고 있는 장점을 좀 더 자랑스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위로와 함께 용기를 갖게 해준다.자신을 불신하는 사람은 타인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저자는 나다운 삶의 기초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한다고 강조하며남의 말과 기준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나다운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여기에서 저자와 나는 같은 책을 떠올린다.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이다. 어떤 두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단단한 삶의 태도를 가진 조르바. 나다운 삶을 위하여 기꺼이 큰 바다로 나아갈 용기를 낸 이들에게 건네는 격려의 문장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롭다." (p.262)

책을 읽고 나니 인생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외로운 것은 싫은, 양가적 감정을 가진 우리들은 결국 사람들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럴 때 살아 있음을 느끼고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행복하려면 사랑하라고 말한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닌 활동을 의미하며 이는 '참여하는 것'이고 '주는 것'이라 설명한다.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을 줘야 사랑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 기쁘거나 슬플 때, 그것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책은 내가 원하던 치유와 함께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되찾게 해준다.

'책이 가진 치유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섬세한 문장과 지혜가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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