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 경제학은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박정호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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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CNBC <임윤선의 블루베리>에서 경제 지식을 아주 쉽고 재밌게 소개해주는 박정호 박사의 신간이 나왔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는 경제학의 복잡한 이론과 수식이 등장하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역사, 문학, 예술, 심리에 이르는 다양한 사건들을 경제학 개념을 통해 소개한다.

단군신화 속에도 백성들의 경제 문제의 고민들이 숨어 있고, 인류의 신분제가 정치적인 이유보다 경제학적인 이유가 우선이었으며, 푸치니의 오페라가 연중 공연되어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는 이유에도 경제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다는 내용 등등.

경제학의 쓸모와 인문학의 사유가 담긴 이야기들을 통해 경제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책은 우리가 알만한 사건 속에 숨겨진 경제학적 개념을 끄집어내 '경제학의 쓸모'를 느끼게 해준다.

1장 '돈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남북전쟁이 노예 문제 때문이 아니라 지역 간 경제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를 무료에서 돈 주고 사는 경제재로 사람들에게 인식시킴으로써 세계 최고의 부자 대열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스위스가 중립국으로 남아 있을 수 있던 이유는 스위스프랑을 기축통화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통해 돈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의 존립도 흔들 만큼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돌아볼 수 있었다.

2장 '경제학적 통찰로 역사를 읽는다'에서는 소개된 순장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순장은 신분이 높은 사람이 사망했을 때 그를 모셨던 사람들을 함께 묻는 행위를 말하는데, 거의 모든 대륙에서 다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순장 문화는 절대왕권이 공고히 다져지지 않았던 왕들이 자신의 신변을 지키기 위해 고안해낸 위험회피 전략이었다. 왕의 주변 사람들을 함께 묻히게 하는, 쉽게 말해 왕이 살아야만 자신도 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하들은 국왕의 안위와 건강을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 오늘날 CEO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역시 같은 맥락이다. 내가 이익을 얻을 때 상대방도 함께 이익을 얻고, 내가 손해를 볼 때, 상대도 손해를 보는 구조다. 경제학적 시선으로 들여다보니 순장이라는 역사적 제도가 새롭게 보인다.

이 외에도 예술, 심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경제적 이유에 대해 소개한다.

그 이유를 통해 지금껏 알던 내용들이 새롭게 보이고,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진리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재밌게 설명하는 책이라고 해도 볼륨도 상당하고, 말 그대로 '경제'가 제목에 붙은 만큼 살짝 부담스러웠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들이 가득해 읽는 것만으로도 교양이 쌓이는, 쓸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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