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빌 게이츠가 선정한 올해의 책"
이 멋진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읽기를 조금 망설였었다. 벽돌책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두꺼운 데다가 주제가
그닥 매력적이지 않아서였다. 미국 시골에서 열일곱까지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않았던 소녀가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경험을 다룬 비망록이 내게는 현실감 있게 와닿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 책은 흥미로웠다. 아니, 경이롭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배움의 발견>은 한 여성의 자아를 찾아가는 투쟁의 이야기이다. 배움을 위해 불의와 맞서는 용기의 이야기이다.
타라 웨스트오버 그녀의 책, <배움의 발견>은 교육과 종교가 한 인간을 어떻게 지배하며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다. 타라는 1986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일곱 남매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가 없었다. 따라서 취학통지서가 나오지 않았고,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부모가 현대의학이나 공교육을 믿지 못해 병원도 학교도 가지 못하게 했다.
아버지는 종말론을 믿는 급진적 모르몬교인이었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를 줄 몰랐다. 타라의 가족은 주류 사회로부터 너무나 고립된 상태로 살았고, 이 때문에 자녀들은 교육의 기회도, 가족 간의 은밀한 학대에도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심지어 피가 철철 흐르는 상처, 심각한 뇌진탕, 폭발로 인한 화상도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간 셋째 오빠가 산 너머 이야기를 해주자 새로운 인생인 배움을 향해 발걸음을 떼기로 결심한다. "집 바깥의 세상은 넓어. 아버지가 자기 눈으로 보는 세상을 네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을 더 이상 듣지 않기 시작하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 보일 거야" 그날 이후, 아버지의 눈을 피해 틈틈이 독학으로 공부하고, 기적처럼 대학에 합격하면서 그동안 아버지의 왜곡된 신념 때문에 자신과 가족들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왔는지 깨닫고, 깊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