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치유되길 원하시나요? 열흘 후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서 평온의 집을 나서게 될 겁니다."

아홉명의 낯선 타인들이 건강 휴양지인 '평온의 집'에 모여든다.

로맨스 소설을 쓰지만 연애 사기를 당한 중년 여자 프랜시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지만 본인만 모르는 나폴레옹,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 있는 헤더, 자살한 쌍둥이 오빠로 힘든 나폴레옹과 헤더의 딸 조이,

복권에 당첨됐지만 불행해 보이는 젊은 남자 벤, 놀라운 몸매를 소유한 벤의 아내 제시카,

이혼 전문 변호사인 잘 생긴 라스,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여자 카멜, 예전에는 잘 웃었고 풋볼을 했던 토니.

앞으로 열흘간, 모든 것이 차단된 삶이 시작된다! 그저 이곳에서 시키는 대로 침묵과 숙고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바꿔나가기만 하면 된다.

마샤는 이 이방인들이 명료해지길, 다시 태어나길 진심으로 바랐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허즈번드 시크릿>의 저자 리안 모리아티의 최신작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고, 내년엔 니콜 키드먼 제작, 주연의 미드로도 방영 예정이기도 하다.

600여 페이지를 읽는데 전혀 지루함 없이 읽었다. 각각의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 놀라운 전개, 강력한 몰입감..

그녀의 전작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웃음과 스릴이 공존하는 장르를 정할 수 없는 놀라운 책이다.

"지금 여러분은 산 밑에 서 있습니다. 산 정상은 절대로 도달하지 못할 것처럼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내가 여러분이 산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도와줄 겁니다.

열흘이 지나면 지금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마샤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축복 같았다.

프랜시스는 희망이 미세한 안개처럼 명상실 위로 피어 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훨씬 행복하게 되리라. 훨씬 건강하게 되리라. 훨씬 가볍게 되리라. 훨씬 자유롭게 되리라.'

p.151

'평온의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는 껍질을 벗어버리고 싶어 한다.

마샤에겐 전혀 어렵지 않다. 이들은 충분히 쉬면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관심을 받으면

쉽게 치유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들 중 많은 수가 처음 평온의 집에 왔을 때만큼, 심지어 더 나쁜 상태로 이곳에 돌아온다. 그러니까 마샤가 해줄 수 있었던 건 잠시 바뀌는 것뿐이었다.

이들은 삶의 위기에 처하면 원래의 설정값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한 거였다.

그러나 곧 그녀의 매혹적인 겉모습 이면에 숨겨진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빠른 속도로 영혼이 진보하려면 영혼의 어두운 밤이 반드시 필요해. 야오도 그 밤을 보냈고, 나도 그랬어.

우리가 저 사람들을 다시 만들려면 먼저 깨뜨려야 해. 알잖아 야오."

p.456

실패와 두려움, 좌절과 고통 속의 있는 그들은 완전히 다른 나로 인생을 다시 살기를 원한다.

평온의 집은 정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기회의 장소일까?어서 도망쳐야 할 위험한 장소일까?

결국 그곳에 모인 이방인들은 바로 눈앞에 답이 있다는 것을, 치유의 힘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인생은 온갖 방법으로 우리를 괴롭히지만 언제나 가까운 곳에 답이 있다. "당신은 생각을 바꿔야 해요."

작가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파헤친다. 이혼, 죽음, 사기, 퇴직 등 이들의 사연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긴장감 있게 능숙한 솜씨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전혀 섞이지 못할 것 같은 완벽한 타인들이 치유라는 목적을 가지고 모여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며 상처를 보듬어 주는 모습에 따뜻함과 유머, 스릴이 함께 공존한다. 감각적인 문체와 매력적인 스토리, 여기에 '깨달음과 변화'라는 주제가 현실과 조화를 이루면서 공감과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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