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모든 것 영화에서 배웠다 - 영화 48편이 내 인생에 답하다
수이앙 외 지음, 정주은 옮김 / 센시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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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한 가지 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척 다양한 색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색도 있고 추한 색도 있겠죠.

그런데 진정한 자신의 색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다채로운 색으로 살아가세요.

.....당신은 살아 있습니다?" / 영화 <컬러풀>중에서


"현실을 마주하고서 믿음을 잃어버린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환상의 힘'을 되찾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는 내 인생에 늘 가까이 있었다. 삶이 힘들 때, 지루할 때, 외로울 때 곁에서 길잡이가 되어주었고, 동반자로 함께 해주었다. 하지만 '환상의 세계'가 마치 현실인 양 즐거워하며 꿈꾸던 시절은 이젠 추억이 된지 오래다. 오로지 가능한 일만 바라보고 건조하게 살아간다.

'만약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다시금 새로움과 열정이 넘치는 세상을, 그리고 나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잊고 있었던 영화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떠올리게 해준다.

늘 힘이 되어 주었던 영화들을 되돌아보며 꿈꾸는 능력을 다시 살려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내 인생의 모든 것 영화에서 배웠다>은 영화에는 모두 강력한 메시지와 교훈을 가지고 있고, 그 속에서 인생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48편의 영화에서 나 자신과 타인, 가족과 친구와 연인, 세상과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영화와 삶이 유비하는 깨달음의 순간들을 담았다.

책은 자아, 꿈, 성장, 우정, 사랑, 가족을 주제로 각각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그중 가장 절실하게 와닿았던 주제는 '자아' 편이다. 


마음의 평화를 향한 첫 걸음은

타인이 당신의 감정을 좌우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42


<인사이드 아웃>은 머릿속 감정들(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라일리는 들뜨고 설레였지만 초라한 집에 실망하고 잇달아 벌어지는 충격적인 상황에 슬프고 우울해진다.

공존하는 감정들은 외부의 상황에 쉽게 휘둘려 라일리를 위태롭게 만든다.영화는 내가 즐거울지 괴로울지를 남이 결정하도록 한다면 더 이상 내가 나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자기 안의 다양한 감정과 인격들을 똑바로 보아야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감정을 일으키는 마음속 존재를 진지하게 마주한 다음, 그들을 보듬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감정 하나하나 때문에 세상에 유일무이한 내가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성숙의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 또한 싫은 감정도 삶의 일부임을 깨닫고 밀어내려 애쓰지 않아야 한다. 슬픔에 휩쓸려봐야 더 강인한 모습으로 일어설 수 있다. 그리고 기쁨과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 수 있다.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힘들 때 곁에 있어줄 친구 하나 있다면 훨씬 외롭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한 우정을 얻기란 더없이 어렵다. 그렇다면 굳이 어렵게 자신을 드러내고 반응을 갈구하기보다는 혼자를 택하는 편이 나을 것도 같다.

한 사람의 삶에 책임져야 할 대상이 생겼다는 것은 곧 근심거리가 생겼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힘껏 노력할 목표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임을 용감하게 짊어지는 순간, 우리는 더 성숙한 인간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p.146

<어바웃 어 보이>의 윌은 부모의 유산덕분에 한량으로 살아간다. 아무것도 책임질 필요 없고 미래를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자유를 즐기는. 어느 날 싱글맘들을 부담 없이 사귈 요량으로 모임에 참석하고, 싱글맘 수지의 아들인 마커스를 만나게 된다. 처음엔 막무가내로 들러붙는 마커스에게 난감해하지만 만남을 거듭할수록 마커스의 성숙하고 속 깊은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다.

영화 속 마커스처럼 누군가 내 삶에 갑자기 나타나면 곤혹스럽다. 익숙한 삶의 방식에 훼방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변화가 두려워 다가오는 상대를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함께하는 법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고, 그럴지라도 당신에겐 그들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 보여야 할 때도 있다.

혹시 모르잖아. 내 인생의 부침에 동반해줄 친구를 만나게 될지도.

"당신을 낙담케 하는 것이 꼭 변화무쌍한 세상만은 아니다. 그저 당신이 자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오랜만에 푹 빠져 읽었다. 좋아하는 영화들을 떠올려볼 수 있어서 좋았고, 그 안에서 반짝이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기억에 남는 문장도 있다. "성장하는 과정은 끊임없이 '교환'해야 하는 과정이다."

어른 세계의 무언가를 얻으려면 '아이'세계의 무언가를 내놓아야만 한다는 뜻이다. 논리적으로 사고할 줄 알게 되면서 환상을 품을 수 없게 되고, 세상 물정에 밝아지면서 더는 감성적이 될 수 없으며,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즐길 여력이 없어진다. 하지만 아니다. 잊고 있었던 것이지 없어진 게 아니다. 다시 소환할 수 있다. 물론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사고를 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를 통해 희망과 꿈을 안고 현실 속에서 살아갈 수는 있다. 또한 어른답게 생각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덜어내 조금은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도 좋을 것이다. 그래야 세상을 생기있게 다채롭게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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