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려면 삶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빨리빨리'에서 '천천히'로.
정작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성이다." 주변도 살피지 않고 급하게 직진만 하면 무엇이 남을까? 느리더라도 더듬거리더라도 방향만 제대로면 결국은 원하는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뿐 아니라 '나'에서 '남'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세상 중심이 '나'이면 우리는 '풀꽃'을 발견할 수 없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려면 관심을 갖고 상대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문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제는 정신 좀 차리고 자세히 보자는 것이다. 천천히 보자는 것이다. 오래 보자는 것이다. 마음을 갖고 보자는 것이다. 이러할 때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얘기다. 아니다, 지금껏 우리가 놓쳤던 본질이 거기에 있다는 얘기다."
"날마다 이 세상 첫날처럼"
책을 읽으며 많은 시간들을 무용하게 흘려버렸음을 깨닫는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미루고 살았다. 되돌릴 수도 없고 더 가질 수도 없는 시간에 지배되어 살면서도 마치 무한정 주어질 것 마냥 착각하고 산다. 망각하고 산다. "우리들의 하루하루는 이 세상에서 허락받은 오직 한 날로서의 하루하루다. 그리고 첫날 이자 마지막 날이다!"
이제 외연적인 것보다 내면에 관심을 두고 싶다. 남들대로 살려고 허덕거리면서 고생하고 싶지 않다.
감정이나 느낌, 생각이 인생의 중심이 되었으면 싶다. 책에도 없는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나아가고 싶다.
시인의 산문은 기대만큼이나 투명하고 아름답다. 또한 오랜 관조와 사색에서 나온 지혜와 깨달음은 깊은 울림을 준다. 마지막으로 세상에 지칠 때 꺼내보고 싶은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너무 애쓰며 살지 않기를 다짐해본다.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사실 하나 깨닫기 위해 힘겹게 힘겹게 인생이라는 배낭을 등에 진채 여기까지 왔구나. 한평생을 그만 고스란히 까먹고 말았구나. 이거라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