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1.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드디어 워머의 계절이’왔다. 차의 시간에 어울리는 워머는 없지만 낡은 티밧에 차를 우려 책상에 앉았다.

월간지 샘터는 볼 때마다 표지 사진에 놀란다. 오래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을 통과해 문 앞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발행인 김성구님은 사는 게 힘들다는 사람에게 ‘세상의 참 스승은 학교나 교회. 절이 아니라 바로 시장 골목에 있다고 했다. 거기 진짜 삶과 희망이 있다고 하는데 맞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잘 모르겠다.

물질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꽤 많으니까.

이 달의 특집이‘ 덕질’의 즐거움 이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나는 어디서 즐거움을 얻을까. 생각 하자마자 좋아하는 물성이 마구잡이로 떠오른다.

독자의 행복 일기중 ‘샤인머스캣으로 추억 만들기’ 편에서 해답을 보았다.




자식에게 새로운 맛을 경험하게 해주려고 선뜻 지갑을 열었다는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는 글쓴이의 마음에 즐거움이 보인다. 내 자식의 입에도 샤인머스켓 아니 청포도 한 알이라도 넣어 준다면 나는 분명 매우 행복하겠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즐거움도 가까이 있겠지.

덩달아 다음페이지 농부의 식탁에 실린 ‘논밭상점’의 세 아이들 박푸른들, 박푸른산, 박푸른내의 일상과 행복도 그려졌다.



고구마농장보다 궁금한 가족의 일상은 어떤 모양일까. 저런 이름으로 유년을 보낸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스스로 상처를 아물게 하고 껍질을 단단히 하는 고구마처럼 분명 자연그대로의 삶을 살겠지.


여행자의 휴식 편에 등장하는 단골 국수 가게 집을 안다. 그 집이 아닐 수도 있으나 진빌레밭담길을 적어도 오십 번은 걸었으니 맞다고 해두자. 척박한 땅이고 삶이었다. 바다와 하늘이 검은 돌과 어울려 저들끼리 빛을 내는 곳이었다. 내가 설자리는 없었다. 아무리 단골국수가게가 있어도 그랬다. 그들은 일구었을 삶의 알맹이를 나는 여직 만드는 중이다. 지난달처럼 이번 달도 월간샘터를 읽으며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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